서울 은평구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동네는 아니다. 북한산 등산객을 제외하면 외부인들을 끌어들일 유인이 부족한 편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문화시설들이 은평구로 이전하고 사람들도 찾아오기 시작했다.
김미경(54·사진) 은평구청장은 31일 “북한산 자락 밑으로 문화시설들이 몰려들고 있다”며 “문화가 은평의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관사가 있는 진관동에 한문화특구가 생기고 종로에 있던 사비나미술관이 이주한 것이 계기였다. 북한산, 진관사, 한문화특구, 사비나미술관 등이 밀집한 진관동은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인파가 넘친다. 진관동에는 고전번역원이 들어왔고, 국립 한국문학관 유치가 확정됐다. 또 기독교박물관이 건축 준비 중이고 예술인마을, 언론기념관, 통일박물관, 이호철문학관 등이 줄줄이 조성될 예정이다.
김 구청장은 “상암DMC를 찾아오는 한류 관광객들을 은평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 진관동, 서울혁신파크, 수색역, 불광천으로 이어지는 ‘은평 반나절 즐길거리’를 구상하고 있다”면서 “불광천변에 방송문화거리를 조성하고, 수색역에는 호텔이나 컨벤션시설, 상업시설 등을 만들겠다”고 얘기했다.
그는 “은평은 미래의 땅”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문화와 함께 은평의 미래를 떠받칠 또 다른 축은 수색역세권 개발과 통일시대 전진기지 구축이다. 김 구청장은 “수색역 개발은 반드시 해야 한다”며 “상암동 롯데몰 신축 문제가 3년이나 지체되고 있는데, 이 문제가 풀리고 남북문제가 잘 되면 수색역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남북문제는 은평구에게 결정적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게 김 구청장의 생각이다. 그는 “남북이 교류할 때 그 통로는 은평구의 수색역과 통일로일 수밖에 없다”며 “남북관계가 잘 풀리길 매일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신년 초대석-김미경 은평구청장] “불광천변에 방송문화거리… 수색역에 호텔 등 상업시설”
입력 2019-01-31 2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