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에어프라이어 수요가 급증하면서 식용유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 분식점의 최대 라이벌은 도시락을 싼 값에 팔고 있는 편의점이다. 외식사업을 하는 CJ푸드빌의 경쟁 상대는 가정간편식(HMR)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같은 그룹의 CJ제일제당이다.
생활방식의 변화와 트렌드에 민감한 외식·식품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동종 업체 간 순위다툼을 넘어 가전, 편의점 등 이종업계로 경쟁 상대가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31일 이마트에 따르면 창고형 대형매장 트레이더스에서 판매하는 ‘트레이더스 에어프라이어’의 매출 신장률은 2017년 948.8%, 지난해 550.2%였다. 에어프라이어는 기름을 쓰지 않고 튀긴 음식 맛이 나도록 조리해주는 가전제품이다. 에어프라이어 매출이 급증하던 기간에 식용유 판매량은 처음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17년 식용유 매출은 전년 대비 5.1%, 지난해는 2017년보다 9% 감소했다. 지난해 8만대가량 팔린 에어프라이어는 2020년 200만대 이상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식용유 시장 전망은 어둡다.
에어프라이어의 인기는 HMR 시장의 성장과도 연관이 깊다. 만두, 핫도그, 치킨 너겟, 피자 등 손쉽게 조리할 수 있는 HMR 제품이 늘면서 에어프라이어에 대한 수요도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HMR 시장의 성장은 외식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곱창구이, 동파육, 연어스테이크처럼 주로 식당에서 사먹던 요리들도 HMR 제품으로 속속 출시되고 있다. 집에서도 손쉽게 요리를 먹을 수 있고, 식당보다는 저렴한 배달 음식점이 늘면서 외식산업은 주춤한 상황이다. 빕스, 계절밥상 등을 운영하는 CJ푸드빌은 얼마 전 매각설까지 불거졌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외식사업의 답답한 상황을 보여준 해프닝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불경기까지 겹치면서 외식업계 전망은 전반적으로 어둡다.
김밥천국, 본도시락 같은 분식 프랜차이즈는 편의점과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A식당의 경쟁상대가 10m 옆 B식당에서 그 옆 C편의점으로 확대됐다. 살아남기 더욱 어려운 환경이 된 셈이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외식산업 트렌드가 파인 다이닝, 지역별 유명 맛집, 가성비 높은 저렴한 곳 위주로 재편되면서 프랜차이즈 외식업체가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여기에 HMR까지 성장하고 편의점의 레스토랑화까지 겹치면서 외식업계 전망은 밝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에어프라이어 뜨니 식용유 지고… 편의점 도시락에 분식점 운다
입력 2019-02-01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