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클럽 ‘버닝썬’서 여러차례 마약 투약 정황 목격”

입력 2019-02-01 04:01 수정 2019-02-01 13:37
사진=클럽 ‘버닝썬’ 공식 페이스북

아이돌그룹 ‘빅뱅’의 승리가 운영자로 참여했던 클럽 ‘버닝썬’에서 여러 차례 마약 투약 정황을 목격했다는 또다른 전직 직원의 폭로가 나왔다. 한 달 전 쯤 대마초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출동했다는 전 직원 증언(국민일보 1월 31일자 12면 보도)과 별개의 사안이다.

수개월간 버닝썬 보안요원으로 일한 A씨는 31일 본보 인터뷰에서 “고액을 지불하는 메인 테이블석 손님들이 마약을 하는 듯한 의심스러운 모습을 한 달에 2~3번은 봤다”고 털어놨다. A씨에 따르면 버닝썬은 고액을 내는 테이블 손님에게 가드를 붙여주고 화장실을 안내하는 등 시중을 들게 했다. A씨는 “(테이블 손님들이) 생수에 하얀색 가루를 타서 마시고 코를 풀었다. 가루를 손가락 위에 올리고 코로 들이키는 모습도 봤다”고 했다. 또 “샴페인을 한 잔만 마셨는데도 몸을 가누지 못하고 힘이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손님도 있었다”고 전했다.

A씨는 서울에서 대형 EDM 축제가 열린 6월, 인천에서 온라인 게임 국제대항전이 열렸던 11월 등 자신이 투약 정황을 목격했던 구체적인 시기도 특정했다. 당시는 중국인들이 많이 왔다고 한다. 2층에 있는 VIP룸과 달리 1층 테이블석은 오픈된 공간이다.

A씨는 “지난해 10월 모르는 남성이 권유한 술을 마시고 한 여성이 거품을 물고 쓰러졌다. 술에 취한 게 아니었는데도 눈에 초점이 없었다”며 “직접 밖으로 옮겼는데 여성의 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서 소름이 끼쳤다”고 말했다. 이어 “(고액 테이블 손님 중 일부는) 술에 약을 타서 장난식으로 여자들에게 권하고, 그걸 즐기는 것 같았다”고 했다.

버닝썬 공동대표 중 한 명인 이모씨의 지인이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갖고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A씨는 “이씨 지인이 떨어뜨린 지퍼백을 주워줬더니 ‘생명의 은인’이라며 50만원을 줬다”며 “봉투 안에 가루가 들어 있는 캡슐 3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한꺼번에 호텔 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온 이씨의 지인들이 콧물을 흘리고 머리를 흔드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버닝썬 영업이사로 근무했던 장모씨는 “클럽 안에서 마약을 하는 건 말도 안 된다. 그런 일이 있었다면 벌써 신고가 들어갔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씨는 김상교(28)씨와 쌍방폭행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상태다.

승리는 지난 24일 버닝썬 사내이사직에서 사임했다. 승리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승리는 사건 발생 전 클럽을 떠났고, 이사직 사임은 군입대를 앞두고 영리 업무를 금지하는 복무 규정을 지키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또 “승리는 얼마 전 근거 없는 제보로 검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으며, 소변 및 모발 검사에서 조금의 이상도 없음이 명확히 밝혀졌다”고 설명했다.박상은 구승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