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 중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계 ‘빅3 체제’가 ‘빅2 체제’로 재편될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한국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55.7%에 대한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지분은 약 2조원 규모다. 산업은행은 조선업 재편 차원에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제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수년간 공급과잉에 따른 조선업계 위기가 지속되면서 국내 업계가 빅2 체제로 조정돼야 한다는 목소리는 계속돼 왔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역시 경영정상화 이후엔 회사를 매각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7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흑자 실적을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매출 약 9조원, 영업이익 약 8000억원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수주 실적도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의 경우 18척을 수주해 지난 2014년 37척, 2004년 19척 다음으로 높은 수주 실적을 거뒀다. LNG운반선 외에도 대형원유운반선 16척, 초대형 컨테이너선 7척, 특수선사업 6척(장비교체사업 포함) 등 총 47척 약 68억1000만 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해 목표였던 73억 달러의 약 93%를 달성했다.
방산 부문에서도 2013년 10억 달러 수주 이후 5년 만에 수주실적 10억 달러를 초과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올해도 인도네시아 국방부와 1조1000억원 규모의 1400t급 잠수함 3척 건조 계약을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며 오만 국영해운회사인 OSC로부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을 추가 수주하는 등 올 초부터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경영정상화를 어느 정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아 이달 중 채권단의 실사 결과에 따라 구조조정 규모가 예상보다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현대중공업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아람코로부터 1조8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것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작업이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협의를 진행 중인 것은 맞는다”면서도 “현재 시점에서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31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지분 인수건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현대重, 대우조선 인수 추진
입력 2019-01-31 0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