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대변인 겸 수행단장. 정치인 김경수를 가장 잘 드려낼 수 있는 표현이다. 문 대통령이 고배를 마셨던 2012년 대선에서도 김경수 경남지사는 수행팀장을 맡았다.
흔히 정치인과 수행 담당은 ‘부부 같은 사이’라고도 한다. 선거 기간 후보와 일거수일투족 함께하며 ‘먹고 자는’ 사이기 때문이다. 주요 사안을 두고 후보와 수시로 소통하면서 메시지 조율도 맡는다. 김 지사가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이유다. 지난 대선 기간 내내 문 대통령 곁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김 지사는 문 대통령 복심 이상의 정치적 의미도 갖고 있다.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을 모두 지근거리에서 모셨다는 점에서 민주개혁 세력의 적통을 이어받은 정치인으로도 평가된다. 노무현정부 청와대에서 연설기획비서관 등을 지냈고, 퇴임 이후에는 노 전 대통령과 함께 봉하마을로 내려갔다. 문 대통령에게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처음 알린 이도 김 지사다. 두 전·현직 대통령과의 특수한 관계 때문에 김 지사는 초선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차기 또는 차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됐다.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 김 지사는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고 국회에 남아 청와대와 여당의 가교 역할을 자임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김 지사에게 경남지사 출마를 권유했다. 당 지도부는 김 지사 외에는 경남에서 확실하게 승리할 수 있는 카드가 없다고 판단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처음 실시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 전국적으로 압승할 필요가 있었다.
김 지사가 출마 여부를 고심하던 지난해 4월 드루킹 의혹이 언론에 보도됐다. 민주당이 지난해 1월 네이버의 댓글조작에 대해 경찰에 수사 의뢰했는데, 수사 결과 댓글조작에 가담한 민주당원들이 경찰에 붙잡힌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김 지사와 메신저로 접촉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당에서 특검 도입을 강하게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김 지사는 드루킹 의혹이 언론에 보도된 지 6일 뒤 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특검을 포함한 어떤 조사에도 당당히 응하겠다”고 밝혔다. 드루킹 관련 의혹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였다. 야당이 강하게 주장한 특검까지 수용하면서 김 지사는 결백을 주장했지만 30일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법정구속됐다.
지방선거 당시에도 김 지사는 드루킹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김태호 당시 한국당 후보가 선거 기간 내내 “드루킹 특검을 받아야 하는 후보와 바로 일할 수 있는 후보 가운데 누가 더 적임자냐”고 공세를 펼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지사는 개표 막판까지 초접전을 벌인 끝에 가까스로 승리했다. 당선 이후에도 김 지사는 “특검이 진실을 밝혀서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길 바란다”고 수차례 밝혔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김경수, 두 차례 대선서 문 대통령 수행, 의혹에도 출마 강행 ‘부메랑’
입력 2019-01-30 1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