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밖 판결에 도민들 충격… “도정 동력 떨어질라” 우려

입력 2019-01-30 19:37
30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박성호 행정부지사가 김경수 도지사의 법정구속에 따라 박성호 행정부지사 권한대행체제에 돌입한다는 내용의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해 30일 김경수 경남지사가 법정구속되면서 경남도청은 충격에 빠졌다. 전날 김 지사의 제1호 공약이었던 서부경남KTX(남부내륙철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가 확정되면서 축제 분위기였던 도청은 순식간에 침통한 분위기에 빠져들었고 공무원들은 말을 잃었다. 민선 7기 출범 초기의 혼란스러운 상황이 겨우 정리되는 시점에 예상하지 못한 지사 구속 사태가 벌어져 경남도정이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오후 김 지사가 법정구속된 후 집무가 정지되자 박성호 행정부지사는 즉각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향후 도정 방향을 논의했다.

이후 박 행정부지사는 긴급 브리핑을 열고 “지방자치법 제111조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권한대행 등에 대한 규정에 따라 행정부지사인 제가 도지사직의 권한을 대행하게 됐다”며 “안정적이고 흔들림 없는 도정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가 구속됨에 따라 경남도는 7개월 만에 다시 행정부지사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앞서 경남도는 홍준표 전 지사가 2017년 4월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하면서 권한대행 체제에 돌입한 바 있다. 성완종리스트 재판이 진행되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지사 부재 상태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김 지사가 당선돼 임기를 시작할 때까지 1년 이상 이어졌다.

김 지사의 구속 소식이 전해지자 도청 직원들은 “믿을수 없다. 현직인 신분을 감안해 실형을 받더라고 법정구속은 되지 않을 줄 알았다”며 예상치 못한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신동근 경남도청공무원노조 위원장은 “민감한 사안이라 추이를 보겠다”면서도 “그동안 추진해오던 3대 혁신과제 등 주요 정책추진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류경완 경남도의회 민주당 원내대표는 “법정구속되리라곤 전혀 예상 못했다”며 “도정에 차질이 생길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도지사 집무실에서 재판 상황을 지켜본 김 지사 측근들도 “분위기가 좋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홍준표 전 지사의 경우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어도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김 지사가 구속되자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진실은 가려지고 거짓이 인정됐다”고 격하게 반응했다.

경남도당은 “김 지사가 도정에 전념할수 있기를 기대한 도민들의 바람을 저버린 결과”라며 “드루킹 일당의 일방적 주장을 그대로 인용한 선고다. 상고심에서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는 성명을 내놨다.

지역 상공회의소 등도 우려를 표하는 등 경제계도 술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상석 진주상의 회장은 “도지사직을 수행하면서 진주 등 서부경남에 상당한 애정을 표시했고, 적극적 노력으로 지역의 숙원이던 남부내륙철도 예타 면제도 이뤘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