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의 반격… 과이도 출금 조치

입력 2019-01-30 19:25 수정 2019-01-30 21:24
후안 과이도(오른쪽)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 29일(현지시간) 카라카스 의회의사당에서 동료 의원과 셀프카메라를 찍으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AP뉴시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국의 퇴진 압박 수위가 최고조에 달하자 맞불을 놓았다. 마두로 대통령은 임시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에 대해 출국금지와 자산동결 조치를 내리고, 미국의 군사 개입에 대비하기 위해 무장 민병대를 200만명으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검찰의 과이도 국회의장 출국금지와 금융자산 동결 요청을 승인했다고 AP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이켈 모레노 베네수엘라 대법원장은 “과이도 의장이 폭력적인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것에 대한 예비조사에도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베네수엘라 정부 자산에 대한 통제권을 과이도 의장에게 넘긴 데 따른 것이다. 최근 미 국무부는 마두로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정부 소유 은행계좌의 돈을 사적으로 유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무장 민병대를 200만명으로 확대해 국가 방위능력을 높이겠다는 발표도 했다. 베네수엘라 민병대는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시절 민간인을 훈련시켜 ‘혁명 볼리바르 운동-200(MBR-200)’을 위시한 사회주의 혁명을 방어하기 하기 위해 창설됐다. 마두로 대통령은 국영TV 연설에서 “베네수엘라는 승리해야 한다”며 “우리는 역사의 옳은 편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마두로 정권의 민병대 강화 방침도 미국의 군사 개입 카드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볼턴 보좌관은 “병력 5000명을 콜롬비아로”라고 적힌 메모를 노출시켰다. 이 때문에 미국이 베네수엘라 사태 해결을 위해 군사적 옵션을 고려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도 미군을 콜롬비아로 파견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마두로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의 재선거 실시 요구도 거부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야당과의 대화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는 “베네수엘라의 평화와 미래를 위해 야당과 회담에 나설 생각이 있다”며 “멕시코 우루과이 볼리비아 바티칸 러시아 등의 중재하에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 인터뷰에서 밝혔다.

미국은 마두로 정권에 대해 거듭 경고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마두로 대통령을 겨냥해 “민주주의를 전복시키고 과이도 의장을 해치려는 사람들에게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그는 마두로 정권이 과이도 의장을 체포하거나 베네수엘라 주재 미 외교관들을 위협하면 “엄청난 공격으로 간주하고 중대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