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동안 찾았는데… 3살 때 잃어버린 아들 극적 상봉

입력 2019-01-30 20:02
38년 만에 아들(가운데)을 찾은 김씨 부부가 30일 대구지방경찰청에서 아들을 만나 껴안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 제공

“이렇게 살아 있었구나. 잘 커 줘서 너무 고맙다.”

대구에 사는 부부가 38년 전 잃어버린 아들을 극적으로 다시 만났다. 30일 대구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에 따르면 김진호(61)·김정희(56·여)씨 부부는 1981년 12월 20일 지인 결혼식 참석을 위해 대구 중구 동인동에 있는 예식장에 갔다가 당시 3살이던 아들(김태형)을 잃어버렸다. 김씨 부부는 아들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이들 부부는 30년의 세월이 지났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2012년 경찰에 아들을 찾아 달라고 다시 요청했다.

최근 장기실종자를 조사 중이던 경찰은 1970~1980년대 미아들의 해외입양 사례가 많은 점을 감안, 지역 보호시설의 협조를 받아 확인 작업을 벌이던 중 김씨가 제출한 아들 사진과 닮은 얼굴을 찾았다. 이 아동의 입소카드를 확인해 김씨 부부가 아들을 잃어버린 상황과 일치함을 확인한 뒤 입양부모 주소로 편지를 보냈지만 반송됐다. SNS 해외입양인 그룹에도 글을 올렸지만 소득이 없었다.

그러던 중 입양 아동을 찾는다는 소식을 들은 미국 내 한 입양인이 조슈아 라이스라는 이름의 남성(39)을 알려줬고 경찰은 이 남성의 DNA 샘플을 받아 김씨와 비교해 친자 관계임을 확인했다. 라이스씨는 당시 누군가에 의해 보호시설로 인계됐고 몇 달 후 입양기관을 통해 미국으로 보내졌다.

김진호씨는 “38년 동안 찾았는데…. 믿기지 않는다”고 눈물을 쏟았다. 라이스씨도 “지금까지 내가 버려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부모님이 여태껏 찾으셨다니 깜짝 놀랐다”며 눈물지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