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선물 아이 좋아] 특새로 가정마다 신앙 계승… 자연스럽게 ‘다자녀’ 늘어

입력 2019-01-31 00:01
지난해 2월 경기도 성남 금광교회 특별새벽기도회(특새)에 참석한 영아부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특송을 부르고 있다. 금광교회 제공
특새에 참석한 어린이들이 출석 스티커를 붙이는 모습. 금광교회 제공
김영삼 금광교회 목사는 다음세대에게 ‘예수를 믿으며 복음 안에서 사는 게 얼마나 좋은지’ 알게 하고, 이를 통해 아이들이 교회를 사랑하게 만들자고 강조한다. 금광교회 제공
경기도 성남 남한산성공원 입구 바로 왼편에 있는 금광교회(김영삼 목사)는 겉보기만으론 교회인지 알아채기 어렵다. 건물 외벽엔 ‘스포랜드 24시 사우나’ 간판이 먼저 보이고 그다음에 ‘금광교회 비전센터’ ‘금광청소년문화의집’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이 교회엔 과연 다음세대와 관련해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까.

작고한 선병문 원로목사는 1973년 현 위치에서 길 건너 금광동에 교회를 개척했다. 이 교회에서 부목사를 지내고 미국 한인교회에서 10년간 목회한 김영삼 목사는 2005년 2대 목사로 부임했다. 건물이 비좁아 교회 건축 문제로 고민하던 중 스포츠센터에서 결혼식장으로 업종 변경을 거듭하던 이 건물을 찾게 됐다. 교회는 지하 2층 사우나를 제외하고 지하 1층부터 5층까지 경매로 나온 건물 공간을 하나씩 확보했다. 주중엔 지역사회를 위해 청소년 문화의 집으로 사용하고 주일엔 예배를 드린다. 교회 목양실에서 29일 만난 김 목사는 “다음세대와 청소년에 관심이 컸는데 이곳으로 오면서 자연스럽게 사역의 방향을 조화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담임목회를 시작하면서 제자훈련을 도입하고, 예배의 감격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동시에 영아부를 처음 만들고 전문 사역자를 초청했다. 김 목사는 “아이들이 자라면서 살아계신 하나님이 있다는 것을 존재적으로 인식하는 게 제일 좋다”며 다음세대를 강조했다. 영아부에서 유치부로, 이어 유년부 초등부를 거쳐 중등부 고등부 청년부로 차근차근 믿음을 세워가는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 교회가 아이들을 소중히 생각하면서 자연스레 다자녀 가정이 늘어났다. 김 목사는 “영아부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교회들은 다 비슷할 텐데, 우리 교회 역시 자녀 세 명 낳는 것을 기본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교회는 이렇게 교회 안에서의 신앙교육을 통해 하나님의 사람으로 키워낸다. 동시에 교회 밖에서도 자연스럽게 살아계신 하나님을 알아갈 수 있는 교육을 한다. 과거 운영하던 관인 유치원을 반납하고 마음껏 신앙교육을 할 수 있는 ‘러브릿지 프리스쿨’을 만든 것이다. 프리스쿨에 아이들을 보내던 학부형들의 요구로 초등학교에 이어 중학교 과정 대안학교인 ‘러브릿지 크리스천스쿨’도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 문화의 집을 통해 분당 판교 등 인근 지역보다 뒤처진 지역 청소년들의 문화를 바꾸기 위해 다양한 시도도 하고 있다.

김 목사는 이와 함께 ‘영적인 계승’도 이뤄내기 위해 지난 14년간 해마다 2월이면 3주간 진행하는 특별새벽기도회에 총력을 쏟았다. 김 목사는 “모태신앙인이거나 어려서 신앙을 갖게 된 어른들이 엄마 등에 업히거나 손에 이끌려 교회 부흥회에 갔던 기억, 교회 마룻바닥에서 엄마가 눈물 흘리며 기도하던 모습을 기억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청년시절 하나님을 만난 김 목사에겐 그런 기억이 없었지만, 이를 통해 자녀들에게 부모, 조부모와 함께 말씀 듣고 찬송하고 기도하는 영적인 경험을 새겨주면 엄청난 영적 무기가 될 것이라 확신했다.

영아부부터 중고등학생, 청년부에 이르기까지 다음세대를 위해 부모 세대가 꼭 참석해야 한다고 격려했다. 초창기에는 인근 중고등학교에서 “금광교회에 무슨 일이 생겼냐”며 확인하는 전화까지 걸려 왔다. 오전 5시 특새에 참석한 아이들이 학교에서 피곤해하거나 코피를 쏟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3주간 밤잠 못 자고 특새에 나온다고 성적이 떨어지거나 큰일이 나지 않는다”며 성도들을 격려했다. 다음세대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학업 부담이 적은 2월로 시기를 옮겼다.

영아부부터 유치부 유년부 중고등부에 이르기까지 부서별로 특송을 맡아서 한다. 안내 및 아침식사 봉사자들 덕분에 매일 온 가족이 교회에서 함께 식사하고 출근하거나 등교하는 풍경이 이어졌다. 새벽마다 온 세대가 모여 시끌벅적한 축제를 펼치는 듯한 모습에 설교하러 온 목회자가 “새벽마다 이게 무슨 일이냐”며 놀랐다고 한다. 교회의 가장 중요한 행사로 자리 잡아 매일 1000~1200명이 특새에 참석한다. 주일예배에 출석하는 성도 수의 절반에 육박하는 숫자다.

교회는 개근한 사람에게 작은 동판 메달을 나눠준다. 김 목사는 “네 가족이 10년 개근해서 집에 40개 동판 메달이 생겼다는 가정도 있다”면서 “이 메달이야말로 가정마다 영적인 계승이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대한 증거”라고 말했다.

대다수 교회의 연령대별 분포가 역피라미드 형태인 것과 달리 금광교회는 10대부터 70대에 이르기까지 10년 단위 연령대별 분포가 거의 일자형이다. 김 목사는 세상이 저출산을 우려해도 교회는 달라야 한다고, 다음세대 인구가 줄어들어도 교회는 부흥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지금 초등학생 중 교회 다니는 아이들이 10%가 채 안 된다는 것은 전체 숫자가 아무리 줄어도 여전히 안 믿는 아이들이 많다는 뜻”이라며 “프로그램이나 시설이 아니라 기독교적인 영성과 가치관, 복음에 대한 열정이라는 본질에 승부를 걸 때 다음세대로의 영적인 계승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성남=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