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변화시킬 수 있는 오직 한 사람은 예수님 교회는 그 유일한 소망”

입력 2019-01-31 00:00
분당제일교회 박기철 목사가 지난 20일 경기도 용인 교회 현관에서 대형 황동 조형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용인=강민석 선임기자
교회 전경을 드론으로 촬영한 모습. 용인=강민석 선임기자
새신자반 성도들과 함께한 박 목사. 용인=강민석 선임기자
빨갛고 노란 동티모르 전통 목도리를 걸친 교인들이 강대상에 올랐다. ‘어두운 밤에 캄캄한 밤에~’로 시작하는 복음성가 ‘실로암’을 한 번은 우리말로, 또 한 번은 ‘이하테 엠푸 테에루 우스로~’란 발음의 현지어로 불렀다. 이들은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동티모르 메티나루 교회 헌당식에 참석하고 돌아온 분당제일교회 박기철 목사와 성도들이었다.

지난 20일 경기도 용인 분당제일교회 주일 낮 예배에 참석했다. 동티모르 선교단의 보고가 겸해진 예배에서 박 목사는 “동티모르 헌당식을 시작으로 올해에도 국내외 선교를 최우선으로 여기며 선교하는 교회로서 사명을 감당하고자 한다”고 설교했다.

분당제일교회는 2015년 상록수 부대가 주둔했던 동티모르 오쿠시에 마켈랍 베드로 교회를 재건축했다. 이 교회는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파송된 상록수 부대원들이 매주 찾아가 지역민들과 함께 주일예배를 드리던 장소다. 분당제일교회는 역사적인 장소가 낙후된 채 방치된 것을 안타깝게 여기던 중 사고로 순직한 상록수 부대원 5명의 추모 기념관을 겸하는 교회로 다시 태어나도록 도왔다. 이어 메티나루 교회와 나투카 교회 등의 재건축을 순차적으로 도왔다.

분당제일교회는 중국 선교에도 주력한다. 저장성 이우시에 있는 현지 교회에 교육시설을 마련해 연간 300명 규모의 중국교회 리더들을 배출하고 있다. 박 목사는 “한국 선교사들이 중국 당국에 의해 일제히 추방당하는 어려움 속에서 현지인을 중심으로 신학교육을 지원해온 점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 멕시코 등에서도 현지 신학교 지원을 통해 기독인 지도자를 세우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교단에 소속된 분당제일교회는 올해 목표를 ‘1·3·3·3’으로 정했다. 성도들이 매일 1시간씩 기도를 하며 매일 3장의 성경을 읽고 매주 3번 예배에 참석하며 한 해 동안 3명을 전도한다는 뜻이다. 이에 발맞춰 600여명 규모인 출석교인 수를 배로 늘리기 위해 바나바 사역도 강화하고 있다.

교회는 다음세대를 위한 사역으로 ‘사랑의 서클’도 운영한다. ‘대디·맘 프로그램’이란 별칭으로도 불리는데 교회에서 기도하는 어르신과 이제 막 꿈을 키워가는 아동들을 일대일로 연결하는 게 골자다. 매달 첫째 주 아이들의 기도 제목을 모아 어르신께 전달한다. 어르신들은 중보기도를 통해 ‘대디’와 ‘맘’이 되고 아동부 아이들은 교회에서 누군가 자신을 위해 기도해준다는 특별한 느낌을 얻게 된다. 박 목사는 “축구선수가 꿈인 아이가 기도로 연결된 어른들의 후원에 힘입어 ‘손흥민처럼 노력해 하나님 나라를 세우겠다’고 이야기한다”며 “교인들도 아이들을 잘 모르다가 기도하고 관심을 두면서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는 행복해한다”고 소개했다.

교회의 영성 훈련 프로그램인 ‘사랑의 동산’도 특화돼 있다. 경기도 양주에 있는 동신기도원에 들어가 2박 3일 일정으로 자신의 신앙과 교회를 되돌아보는 과정으로 전 교인이 참여한다. 박 목사는 “1993년 9월부터 시작해 26년째로 우리 교회뿐만 아니고 전국의 7곳 ‘사랑의 동산’에서 한국교회 목사와 평신도 6만명이 이 과정을 거쳐 갔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예장통합 교단의 총회훈련원 원장도 6년째 맡고 있다. 총회훈련원은 목사 장로 선교사 전도사의 계속 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박 목사는 지난 21일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장로회신학대 총동문회가 수여하는 ‘목회부문 장한 동문상’을 수상했다. 그는 1973년 장신대 기독교교육학과에 입학한 뒤 이듬해부터 당시 서울의 대표 낙후지역인 청계천 인근에서 활빈제2교회를 시작했다. 분당제일교회는 교우들과 함께 개척해 34년째 시무하고 있다. 원래 경기도 성남 분당구에 있었지만 2016년 용인 수지구로 이전했다. 부친은 장신대 앞에서 서점을 운영했던 고(故) 박세영 원로장로다. 박 목사는 “아들이 주기철 목사 같은 목회자가 되게 해달라고 서원하시는 아버님 말씀이 부담되기도 했지만, 생명을 걸고 목회를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회고했다.

박 목사는 취재진을 교회 1층 현관으로 이끌었다. 현관 벽면에는 대형 동판에 예수 그리스도와 성경, 여인들과 어린이, 목발 짚은 이들이 부조 형태로 새겨져 있었다. 작품 설명에는 ‘한 사람이 세상을 변화시킨다’라고 적혀 있었다. 분당제일교회의 표어이자 그의 목회 철학이 응집된 문구였다. 박 목사는 이렇게 설명했다.

“교회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소망입니다.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예수님은 세상에 발을 딛고 서 계십니다. 오른손에 들고 계시는 말씀은 복음입니다. 주님께서 그 모든 환경과 죄 가운데서 변화시키고 구원하신 여인들과 어린아이, 병자들이 나옵니다. 주님의 사역은 오늘도 교회를 통해 세상에서 구현되고 있습니다.”

용인=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