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평양대부흥 100주년 기념집회가 있었다. 당시 옥한흠 사랑의교회 목사는 한국교회를 사데교회와 같이 죽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교회의 영적 침체와 무기력을 말하는 것이다. 왜 영적 침체와 무기력이 오게 된 것일까.
영적 침체와 무기력의 원인
우선 ‘빈 교회 이론’(Empty church theory)이 있다. 로빈 길 에든버러대 교수는 영국교회의 쇠퇴 원인으로 교회 간의 경쟁, 과도한 교회 건축을 지적했다. 개신교는 그 특성상 다양한 교파가 존재하고 교회 설립이 자유로워 많은 교회가 세워진다. 선교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교인의 수평적 이동으로 인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심지어 ‘교회 쇼핑’(교회에 등록하지 않고 백화점이나 극장 가듯 방문만 하는 교인) ‘가나안 교인’(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교인으로 ‘안 나가’라는 말을 희화화한 용어)이 발생하는 데 일조했다고 본다. 일반 사회에서는 교회가 세를 불리는 것으로 비치기도 한다. 이런 것들이 부정적으로 나타날 때 교회에선 영적 무기력이 오게 된다.
둘째, 포스트모더니즘으로 인해 가치와 기준의 혼돈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필자는 이를 ‘신(新) 사사시대’라고 일컫고 싶다. 사사시대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이 각기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삿 21:25)는 말씀으로 대변된다. 마찬가지로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는 절대 가치인 성경을 상대화시키는 세속의 가치관들이 전도의 문을 막는다.
더욱이 4차산업혁명 시대로 진입하면서 사상의 혼돈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4.0시대는 초탈무극(超脫無極) 시대라 한다. 가짜가 진짜를 이기는 시대다. 인공지능(AI)은 과학적 실체나 생명의 측면에선 가짜다. AI가 정보를 수집하고 판단해 자료를 제공한다. AI에 의존하다 보면 생명을 가진 실체로 착각할 수 있다.
이상은 교회 외적으로 볼 때 크리스천의 영적 무기력을 조성하고 있는 요소들이다. 이제 교회 내부로 눈을 돌려보자. 무엇이 무기력을 만드는가.
첫째, 죄의 문제다. 전적으로 타락한 인간이 구원을 받아 교회를 출석해도 인간은 아직 성화의 과정 가운데 있다. 현대 교회는 성경의 기준을 떠나 심리학을 치유라는 명목으로 접근하려 하지만 여기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성장을 핑계로 성경을 떠난 경영학을 적용하는 것 역시 참 지혜가 될 수 없다. 죄의 문제와 이로 인한 교회의 세속화는 영적 무기력과 침체의 근본 원인으로 작용한다.
둘째, 영적 전쟁이다. 에베소서는 교회론에 관한 말씀이다. 지상교회는 영적 전투를 치러야 한다. 언젠가 일본의 교회에서 지도급 목회자 한 분을 만났다. 그들은 신신학의 영향을 받아 사탄과 어두움의 세력을 영적 실체로 인정하지 않았다.
셋째, 성령 충만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도행전의 초대교회는 강력한 역사 가운데 있지 않았던가.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증인이 되리라”고 하셨다. 성령의 권능이 교회에 나타나지 않으면 영적 무기력과 침체로 갈 수밖에 없다.
주다산교회는 어떻게 영적 침체를 극복했나
필자가 교회를 처음 개척한 곳은 서울 송파구 방이동 30평 상가였다. 원래 어떤 교회가 개척해서 6년간 목회를 했던 곳이었다. 담임목사가 두 번 바뀐 곳이었다. 영적 무기력과 침체를 경험하면서 결국 교회 문을 닫아야 했다. 필자는 그 자리를 다시 임대해 새술교회로 개척을 했다.
교회 부흥을 위해 처음 집중한 것은 기도 사역이었다. 장 칼뱅은 기도가 성도들의 ‘천국 요새’라고 했다. 우리 마음에 하나님의 사랑을 불붙게 하고 구한 바를 얻고 하나님과 함께 더 큰 즐거움을 누리고 받아들이게 한다고 했다.
필자는 당시 개척을 시작하면서 10일간 금식했다. 경기도 오산 산척기도원에서 기도를 했다. 이 기도원 설립자는 손양원 목사님의 자녀분이었다. 기도원에서 손 목사님을 많이 생각하며 기도했다. 이후 우리 교회는 스파크 목회의 대공동체 사역 중에 새해에는 반드시 신년금식 집회를 갖는다. 전 교인이 3일간 금식을 하며 기도하는 시간이다.
또 하나는 개척 예배를 드린 다음 날부터 특별새벽기도회를 3주 동안 가졌다. 그때 개척교회 첫 교인 김현숙 집사는 수술해야 할 자궁근종이 기도 중에 치료되는 기적을 체험했다. 김 집사는 이후 충성하는 일꾼이 되었다. 이후 교회는 새벽기도비전을 뜻하는 ‘새기비’를 연 2회씩 21일간 갖게 됐다. 새기비는 이렇게 스파크 목회의 대공동체 사역의 핵심이 됐다. 이 사역들을 통해 교회의 영적 침체와 무기력을 극복했으며 주다산교회 스파크 목회의 중요한 사역으로 자리 잡게 됐다.
신년 금식기도회와 새벽기도회, 이렇게 했다
모세는 시내산에서 40일 동안 금식기도를 했다. 에스더는 ‘죽으면 죽으리라’ 하면서 사흘간 금식했다. 느헤미야나 사무엘 선지자도 금식 집회를 했다. 예수님도 40일 금식 기도하셨다. 스파크 목회는 능력 목회라 할 수 있다. 강력한 성령의 역사를 사모하는 목회다. 사역의 출발을 금식기도로 한다.
이를 목회에 적용한 게 신년 전교인 3일 금식기도회다. 금식기도회는 하루 3번 정도 집회를 하고 있으며 2명 정도의 외부 강사를 초청한다. 나머지는 담임목사가 주제를 정해 집회를 인도한다. 쉬는 시간에는 신약성경 통독 프로그램을 병행한다. 3일 집회를 마치면 전 교인이 죽을 먹는 ‘죽 파티’를 갖는데 이때 강력한 공동체 의식을 경험한다.
필자는 2000년도에 금식기도회를 마치고 이사야 43장 5절 말씀에 감동을 받았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하여 네 자손을 동쪽에서부터 오게 하며 서쪽에서부터 너를 모을 것이며”이다. 이 말씀에 의지해 교회 이름을 바꿨다. 주님이 많이 모아 주신다는 뜻에서 ‘주다(主多)’에 영적으로 낳는다의 ‘산(産)’을 붙여 주다산교회가 됐다. 금식기도의 결과로 하나님의 주권적 은총을 체험한 것이다.
‘새기비’는 서울에서 개척하자마자 21일간 실시했던 특별새벽집회가 그 출발이다. 매년 봄가을 개최한다. 개척 당시 오스왈드 스미스 목사의 ‘구령의 열정’을 탐독했다. 그 책에서 스미스 목사는 교회 부흥을 위해 장기 집회를 해보라고 권했다. 그 조언을 따라 21일간 하루 3회씩 부흥회를 개최했다.
개척교회 때 하루 세 번 반주했던 젊은 여성도가 있었다. 이경언 집사다. 이 집사는 아기를 등에 업고 반주했다. 등에 업힌 아이는 유수환군으로 하나님은 아이에게 복을 주셨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대금을 공부해 전문 연주인이 됐다.
새기비는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했다. 이제 기도의 큰 축제요 향연이 됐다. 괄목할 만한 것은 교회학교 어린이들도 21일 새벽기도에 수백명씩 나온다는 점이다. 한번은 잠언서를 갖고 설교한 적이 있었다. 그때 6살 먹은 아이가 8살 형에게 “형, 음녀를 조심해”라고 말했다는 일화도 있다.
새기비에선 기적도 많이 일어났다. 서울의 교회에서 새비기를 할 때였다. 교회 성도의 오빠가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사업 실패 때문에 비관하고 있었다. 필자는 그를 만나 복음을 전하고 새벽기도에 승부를 걸어 보라고 권했다. 경기도 김포가 그의 집이었는데 동생 집인 강남에서 3주간 숙박하며 기도회에 나왔다. 나중엔 온 가족이 예수를 영접하고 신실한 신앙인이 됐다. 사업도 다시 회복됐다. 화성 동탄으로 옮긴 뒤엔 이런 류의 간증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글=권순웅 주다산교회 목사
목회의 영적 무기력과 침체를 기도로 돌파하라
입력 2019-01-31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