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공동 유해발굴을 위한 비무장지대(DMZ) 내 도로개설 작업 중 발견된 이른바 ‘완전유해’ 1구가 6·25전쟁 당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군으로 확인됐다. 이는 9·19 군사합의에 따라 진행된 남북 공동 유해발굴 사업에서 처음 발견된 외국군 유해다. 군 당국은 오는 4월 초 이 유해를 포함, 지난해 한국에서 발견된 중국군 유해를 인도하는 제6차 중국군 유해 송환식을 열 예정이다. 이번 유해 송환은 사드 배치 문제로 소원했던 한·중 관계 회복과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국 측의 협력을 끌어내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해 발굴 지역은 미군도 전투에 참가한 곳이어서 향후 미군 유해가 나올 경우 북핵 문제를 둘러싼 미국 내 우호적 여론을 형성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군 유해는 지난해 11월 12일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지역에서 북쪽을 향해 앞으로 쓰러져 있는 사람의 형체를 거의 그대로 유지한 상태로 발견됐다. 군 관계자는 29일 “완전유해와 함께 발견된 배지가 6·25전쟁 당시 중국인들이 달고 다녔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군용 배지는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당시 중국인들이 착용했던 것”이라며 “유해와 함께 발견된 전투화 등 소지품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중국군 유해로 식별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10~11월 화살머리고지 지뢰제거·도로개설 작업 중 발견된 유해는 모두 13구다. 중국군 유해 외 12구는 국군으로 판단됐다. 조만간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피아(彼我)판정위원회가 중국군 유해에 대한 최종 판정을 내릴 예정이다. 국군과 중국군 등 동양계 유해는 유전자(DNA) 검사만으로 국적을 가려낼 수 없어 유품과 발견 장소, 사료(史料) 등을 분석해 국적이 분류된다.
한·중 군 당국은 지난 23일 베이징에서 중국군 유해 송환을 위한 국장급 실무협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 완전유해를 포함, 지난해 6·25전쟁 격전지에서 발굴된 중국군 유해 입관식을 4월 1일 열고, 이틀 뒤인 3일 유해를 중국으로 인도하는 송환식을 여는 방안이 협의됐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군 유해 송환 사업에 대해 한·중 우호 증진과 신뢰 회복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업이라고 평가하며 적극 추진키로 합의했다.
오는 4월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남북 공동 유해발굴에선 상당히 많은 외국군 유해가 발견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살머리고지 일대는 6·25전쟁 당시 남북이 치열한 공방전을 펼친 철의 삼각지 전투지역 중 하나다. 1951년 11월부터 53년 7월까지 국군 2·9사단, 미군 2사단, 프랑스 대대와 중공군 113·73사단 등이 전투를 벌였다. 이곳에서 국군 200여명, 미군·프랑스군 100여명을 포함해 300여명이 전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단독] DMZ에서 발굴된 ‘완전유해’는 중국군으로 확인
입력 2019-01-29 1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