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서울공연예술고 교장 부부 등 15명 수사 착수

입력 2019-01-29 19:15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횡령과 가족 채용 등 비리로 서울시교육청이 수사 의뢰를 결정한 서울공연예술고의 모습. 이 학교가 부적절한 행사에 학생을 동원해 공연하게 했다는 의혹도 조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서울공연예술고 홈페이지 캡처

경찰이 학교 예산 부당 집행, 채용 비리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서울공연예술고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최근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고 부부 사이인 이 학교 교장 박모씨와 행정실장 김모씨 등 학교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고 29일 밝혔다.

앞서 교육청은 지난 10일 이 학교에 대한 민원 조사를 마무리하고 ‘교장 부부가 지난 4년 동안 구로구의 방과 후 프로그램 운영 보조금 1억872만원을 부적절하게 집행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국민일보 1월 28일자 1·2면 보도). 이 학교가 구에 보고한 프로그램은 하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진행되지 않았다. 교장 부부가 학생 외부 공연으로 벌어들인 수입을 행정실장의 개인 계좌로 입금해 부당 운용한 혐의도 조사에서 드러났다. 또 교육청은 “교장의 딸이 부정 채용됐다는 제보가 들어와 조사에 나섰지만 채용 관련 자료는 이미 파기된 상태였다”며 “비리를 감추려 고의로 파기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교장 부부 등 3명에 대한 파면·해임·정직 처분을 학교 재단에 요구했다. 이와 함께 추가 조사가 필요한 6개 혐의(채용비리 의혹,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부당 집행, 외부 공연 수입의 개인 계좌 운용 등)는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교장 부부와 아들, 부교감, 학교법인 이사 등 15명이 해당 혐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 수사 초기 단계다. 교육청이 제출한 수사의뢰서를 토대로 정확한 혐의점을 파악한 뒤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필요 시 압수수색도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