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소비 줄었는데 값은 고공행진 왜?

입력 2019-01-29 04:00

쌀 소비량이 꾸준히 줄어드는데도 쌀 판매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섰다.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쌀 생산량을 줄인 정부 정책이 도화선이다. 여기에 정부의 쌀 목표가격 인상을 바라는 농민들이 쌀을 팔지 않으면서 쌀 가격 급등에 불을 붙였다.

통계청은 지난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전년(61.8㎏)보다 1.3% 감소한 61.0㎏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2017년에 0.2%였던 감소폭이 커지기 시작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2017년에는 1인 가구를 조사 대상에 포함한 영향이 있었다”며 “인구구조·식품소비행태 변화 등을 감안하면 향후 2~3년 정도 추이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량은 줄었지만 지난해 농가의 쌀 판매가격은 치솟았다. 지난해 쌀 판매가격은 전년 대비 29.7% 뛰었다. 농가의 판매가격이 오른 만큼 소매가격도 고공비행 중이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쌀 소매가격은 가마니(80㎏)당 평균 21만3176원에 이른다.

수요가 감소하는데 가격이 오르는 기현상이 빚어진 데는 정부 역할이 컸다.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쌀 생산조정제’를 실시하고 있다. 쌀 대신 다른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에 ㏊당 평균 340만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올해는 농사를 안 짓는 경우에도 지원금을 주기로 했다. 쌀 생산량을 줄이고 가격을 높여 농가의 소득을 올리겠다는 취지다.

여기에다 농민들이 쌀을 팔지 않으면서 가격을 더 끌어올렸다. 정부는 쌀 직불금을 주기 위해 5년마다 ‘목표가격’을 설정한다. 목표가격이 높을수록 직불금으로 받는 차익이 많아지기 때문에 목표가격을 설정하는 시기에 판매가격이 높은 게 유리하다. 목표가격 결정이 늦어지면서 쌀값의 오름세가 이어지는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부안은 이미 나왔으니 국회가 최종 목표가격을 결정해야 한다”며 “늦어도 다음 달에는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