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이 세계적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설립하는 한전공대(Kepco Tech·캡코텍)가 2022년 한전 본사 인근인 전남 나주 부영골프장(CC)에 문을 연다. 그동안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여온 광주시와 전남도의 희비는 막판에 엇갈렸다.
한전공대 설립단은 28일 정부서울청사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한전공대 입지를 확정 발표했다. 최종 심사 결과 한전 본사로부터 2㎞ 거리인 나주 부영CC가 91.12점을 받아 광주 북구의 첨단 3지구(87.88점)보다 3.24점 앞섰다.
나주시 빛가람동에 위치한 부영CC 일원은 120만㎡로 부지 조건과 지방자치단체 지원계획, 인허가 용이성 등에서 광주 첨단 3지구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부영CC 부지는 골프장 특성상 철거할 건물이 거의 없고 개발제한구역·문화재보호구역 등 개발 규제사항도 없어 조기 착공이 가능하다. 당초 후보지는 광주와 전남에서 각각 3곳씩 추천됐고 설립단은 지난 25일 광주 첨단 3지구와 부영CC 2곳으로 후보지를 압축한 뒤 이날 최종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한전공대를 유치하기 위해 공들여온 전남도와 광주시는 명암이 교차했다. 전남도는 크게 환영했고 광주시는 짙은 아쉬움을 삼켰다.
나주 부영CC의 최종 확정 소식이 전해지자 김영록 전남지사는 “200만 전남도민과 함께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한전공대가 에너지 신산업에 특화된 세계적 공과대학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어 “전남도와 광주시는 원래 한 뿌리였고 경제적 공동체였다”며 “한전공대를 중심으로 에너지산업 융복합단지를 만들고 광주시와의 상생발전을 더욱 강화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전은 학생 1000명, 교수 100명, 부지 120만㎡ 규모의 한전공대를 2022년 3월 개교할 계획이다.
광주시는 허탈하지만 선정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정주·연구 환경을 갖춘 광주가 한전공대를 세계적 대학으로 발전시키고 광주·전남 상생에 더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광주·전남 상생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이번 결정을 수용하고 한전공대 조기 건립에 아낌없이 협력하겠다”는 성명을 냈다. 향후 광주와 전남은 무안국제공항 활성화와 결부된 광주 민간공항 통합, 군공항 이전, 혁신도시 공동발전 기금 조성·활용방안 등 산적한 현안을 놓고 다시 머리를 맞대야 한다. 한전공대 유치를 놓고 불꽃 튀는 각축전을 벌여온 양 지자체가 지금이야말로 지역 상생을 위해 양보와 타협의 미덕을 발휘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양 시·도는 지난 4일 한전공대 입지선정 결과에 승복하고 협력을 약속하는 ‘한전공대 성공적 설립을 위한 기본협약서’를 체결한 바 있다.
광주·나주=장선욱 김영균 기자 swjang@kmib.co.kr
한전공대 나주 확정… 김영록 “세계적 에너지특화공대로 육성”
입력 2019-01-28 2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