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이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아람코사(社)로부터 최대 1조8000억원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가량을 아람코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당초 재무구조 자구안으로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으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 여파로 회계감리가 강화돼 일정이 지연되자 상장 전 지분 매각(프리IPO)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의 시가총액을 10조원으로 산정해 주당 가치 3만6000원 수준에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다.
세계 원유 생산량의 15%를 차지하고 있는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의 업계 최고 고도화율(40.6%) 및 업계 1위 수익성 등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이번 투자를 결심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5년 현대중공업그룹과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조선, 엔진 등 여러 사업을 함께 진행하며 신뢰관계를 쌓아온 것도 아람코의 투자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과 아람코는 사우디 산업발전 계획인 ‘비전 2030’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우디 최대 조선소 건립을 함께 진행 중이며 연내 엔진합작법인도 설립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번 아람코 투자 유치로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게 됐다. 이번 계약을 통해 조달한 금액은 신사업 투자 및 재무구조 개선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달 들어 원유운반선 2척과 중형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6척을 잇달아 수주하는 등 연초부터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세계 1위 석유회사가 투자했다는 점만으로도 현대오일뱅크의 기업 가치는 크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아람코와의 다방면 사업 협력은 향후 중동에서 발주되는 선박 및 해양플랜트 공사 수주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세계 최대 석유기업 아람코서 현대重그룹 1조8000억 유치
입력 2019-01-28 19:33 수정 2019-01-28 2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