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황이 전 세계적으로 회복세를 보이면서 국내 조선업체들의 실적도 조금씩 개선되는 분위기다. 한국 조선업계는 지난해 수주량에서 7년 만에 중국을 제친 데 이어 올해도 연초부터 잇따라 일감 확보에 성공하면서 부활에 청신호를 켜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릭슨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선박 발주량 2860만CGT 중 한국이 1263만CGT를 수주해 국가별 순위 1위를 기록했다.
2011년 40.3%였던 한국 조선업계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16년 16.7%까지 곤두박질쳤다. 2016년 중국의 시장 점유율은 34.2%로 한국의 배 수준이었다.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발주량을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3440만CGT로 전망하고, 향후 수년간 발주량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반영하듯 이달 들어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르면 이달 중 인도네시아 국방부와 1400t급 잠수함 3척 건조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27일 “인도네시아 국방부와 지난해부터 협상을 이어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공사비는 10억 달러(약 1조1229억원) 규모로 지난해 전체 수주액(68억1000만 달러)의 15%에 달하는 수준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8일에도 오만 국영해운회사인 OSC로부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을 추가 수주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같은 날 유럽지역 선사로부터 1550억원 규모의 15만8000t급 원유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내부 혁신으로 경영 실적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5일 매출 5조2651억원, 영업이익 적자 4093억원의 지난해 실적을 공시했다. 영업이익 적자폭이 5242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전년 대비 약 22% 줄었다.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약 34% 증가한 7조1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조만간 예정된 대우조선해양의 채권단 실사 결과 발표에서 최근 경영실적 호조에 따라 구조조정 폭이 얼마나 완화될지 관심사다.
업계는 올해 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두 자릿수 이상 높게 잡았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보다 24% 증가한 78억 달러를 수주목표로 정했고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부문은 올해 수주목표액을 지난해보다 21% 높은 159억 달러로 세웠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수주목표를 지난해 73억 달러보다 10%가량 늘려 80억 달러를 웃도는 수준으로 정할 전망이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수주 1위’ 탈환한 조선업계 “올해는 비상을 꿈꾼다”
입력 2019-01-28 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