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 딛고 다시… 심석희 쇼트트랙 월드컵 출전 위해 출국

입력 2019-01-27 20:13
심석희가 27일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심석희가 목에 두른 초록색 머플러는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선물한 것이다. 뉴시스

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 심석희(22·한국체대)가 아픔을 딛고 다시 빙상 위를 달린다.

심석희는 남녀 쇼트트랙 대표 선수들과 함께 27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내달 1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 출전을 위해서다.

눈밑까지 올라오는 검은 마스크를 쓴 심석희는 동료 선수들과 간단히 이야기할 뿐 시종일관 침묵했다. 송경택 감독은 “심석희뿐 아니라 우리 대표팀 선수들 모두가 하나로 웃으며 밝게 운동했다”고 소개했다.

심석희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지난 24일 심석희에게 위로 편지와 초록색 머플러를 전달했다. 김 여사는 편지에서 “긴 시간 동안 혼자 아파하며 혼자 눈물 흘리며 속으로만 담아두었을 고통의 응어리를 녹여주고 싶다”고 위로했다.

심석희는 이에 “운동선수 이전에 심석희라는 한 사람으로서, 한 여자로서 큰 용기를 냈습니다. 오랜 시간을 혼자 견뎌왔던 것은 외로움과 괴로움 그 자체였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또한 어딘가에서 힘든 시간을 외롭게 견디고 있을 분들에게 저도 큰 힘이 되어드리고 싶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심석희는 이날 김 여사가 선물한 초록색 머플러를 착용하고 출국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