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일단 봉합되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상 최장 셧다운이라는 장애물을 치우고 북한 비핵화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을 마련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관계자는 26일(현지시간) “미 국무부는 셧다운 사태 중에도 북핵 필수 요원들을 출근시키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해 왔다”면서 “시한부이긴 하지만 셧다운 해결로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김영철 면담’에서 합의했던 2차 북·미 정상회담 2월 말 개최 시한을 맞추려면 시간이 굉장히 부족하다”며 “이번 주 중에는 베트남 하노이와 다낭 중에서 개최지가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두 2차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의지가 강해 준비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연기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워싱턴 외교가에선 북·미 양측이 물밑에서 2차 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한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미가 견해차를 좁히는 속도에 따라 북·미 고위급 회담이 2월 초중순 다시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개적인 형태의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될 가능성도 크다.
특히 셧다운의 족쇄를 푼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반전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외교 성과를 통해 러시아 스캔들 수사 등 불리한 미국 내 정치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우리가 북한으로부터 필요로 하는 것은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전략적 결정의 의미 있는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25일 게재된 워싱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그런 비핵화 조치를 얻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제재 해제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미 있는 신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볼턴 보좌관은 또 “과거 6자회담은 명백하게 실패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접근법을 시도했고 그래서 김 위원장과 직접 협상을 해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비핵화 협상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내가 김정은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을 거스를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중국이 대북 제재 공조를 위반하면서 보이지 않게 북한을 도와주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중국은 우리에게 ‘비핵화를 위한 국제적 압박에 동의한다’고 말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북·중) 국경을 조심하라’고 말했던 것이 2차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우리가 취하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셧다운’ 넘어선 트럼프, 북·미회담 장소 이번주 발표 가능성
입력 2019-01-28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