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강서브… ‘오사카 시대’ 열렸다

입력 2019-01-27 20:13
오사카 나오미가 지난 26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2019 호주오픈 여자단식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사카는 이번 대회 우승과 함께 여자 테니스 단식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섰다. 아시아 선수가 랭킹 1위에 오른 것은 남녀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다. AP뉴시스

일본의 신성 오사카 나오미(22)가 새로운 테니스 여제 탄생을 알렸다. 오사카는 26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2019 호주오픈 여자 단식 우승을 하며 지난해 9월 US오픈 우승에 이어 메이저대회 2연속 정상에 올랐다. 또 아시아 선수 사상 최초로 세계랭킹 1위에 등극했다. 오사카는 10여년간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를 주름잡은 미국의 윌리엄스 자매 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쐈다.

오사카는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오픈 여자단식 결승에서 페트라 크비토바(체코)를 2대 1(7-6<7-2> 5-7 6-4)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오사카는 28일 발표되는 세계랭킹에서 1위에 오르게 됐다. 아시아 선수가 테니스 단식에서 랭킹 1위에 오른 것은 남녀 통틀어 처음이다. 종전에는 2011년 프랑스오픈과 2014년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리나(중국)가 2014년 2위에 오른 것이 최고 순위였다. 남자 단식에선 일본의 니시코리 게이가 4위에 오른 바 있다.

오사카는 아이티 출신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네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테니스를 배웠고 2013년 프로로 전향했다. 2018시즌을 세계랭킹 68위로 시작한 그는 지난해 3월 BNP 파리바 오픈에서 첫 투어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2015년 세리나 윌리엄스(미국)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2연속 정상에 올라 자신의 시대를 열었다.

오사카는 180㎝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를 앞세운 공격적인 플레이를 선호한다. 특히 시속 200㎞를 오가는 강력한 서브가 특기다. 오사카는 이번 호주오픈 7경기에서 참가 선수 중 가장 많은 59개의 서브 에이스를 기록했다. 37개를 기록한 2위 카롤리나 플리스코바(체코)와도 압도적인 차이다. 크비토바와의 결승에서는 9개의 서브 에이스를 기록했고, 서브 최고 속도는 시속 192㎞였다.

1년 전만 해도 무명에 가까운 오사카가 5개월 사이에 메이저 대회를 두 번 연속 제패하고, 세계 1위에 등극한데 대해 많은 팬들은 놀라워하고 있다. 우승 기자회견에서도 “이런 결과가 매우 일찍 이뤄진 것 같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이에 오사카는 오랜 노력 끝에 호주오픈에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 기량이 단기간에 늘었다고 보실 수도 있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갑자기 이뤄진 결과라고 말하기 어렵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실력을 발전시키기 위해 엄청난 노력과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테니스라는 종목은 항상 다음 대회가 있다. 이제 프랑스오픈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새로운 테니스 여제의 탄생이 너무 자랑스럽다. 앞으로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기를 기대한다”고 오사카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