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치파스 돌풍’ 잠재운 나달, 10년 만에 호주오픈 정복 눈앞

입력 2019-01-24 21:16
라파엘 나달이 24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19 호주오픈 남자 단식 4강전 스테파노스 치치파스와의 경기에서 백핸드 리턴을 하고 있다. 나달은 치치파스를 3대 0으로 가볍게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AP뉴시스
24일 대회 여자 단식 4강전에서 카롤리나 플리스코바에게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는 오사카 나오미. AP뉴시스
‘흙신’ 라파엘 나달(33·세계랭킹 2위)은 하드 코트에서도 완벽했다. 21살의 젊은 신예 스테파노스 치치파스(15위)가 일으킨 돌풍은 나달의 플레이 앞에서 가볍게 잠재워졌다.

나달은 24일(한국시간) 호주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19 호주 오픈 남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치치파스를 3대 0으로 완파하며 결승에 올랐다. 치치파스는 시속 207㎞에 달하는 강력한 서브로 공격을 해왔지만, 나달은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을 선보이며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한 번도 브레이크 당하지 않았다. 마지막 세트에서는 무려 단 하나의 게임도 내주지 않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이번 대회에서 나달은 기계 같았다. 1회전부터 6경기 연속해서 3대 0으로 승리했다. 남자프로테니스협회(ATP)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파괴적인 포핸드의 나달이 결승까지 치고 올라갔다”고 전했다.

열일곱 개의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나달에게도 호주 오픈 우승은 귀하다. 2009년 처음으로 우승컵을 거머쥔 다음 10년 동안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첫 번째 우승 후 결승만 세 차례 갔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하드 코트에서 약하다는 세간의 편견을 떨쳐낼 수 있는 기회다. 나달은 노박 조코비치(32·1위)와 루카스 푸유(25·31위) 경기의 승자와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호주 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는 오사카 나오미(22·4위)와 페트라 크비토바(29·6위)가 맞붙는다.

지난해 US 오픈에서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우승을 거머쥔 오사카는 호주 오픈에서도 기량을 입증하며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크비토바에게도 우승은 간절하다. 2016년 12월 괴한에 습격을 당해 왼손을 크게 다친 그는 재기를 노린다. 크비토바는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내가 이런 수준의 플레이를 다시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며 “나를 믿고 응원해준 이들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