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일 위협비행 사진 공개… 도발 땐 링스헬기 맞대응

입력 2019-01-25 04:03
국방부는 24일 오후 일본 P-3 초계기의 저고도 근접 위협 비행 모습과 당시 레이더에 탐지된 정보 등이 담긴 사진 5장을 공개했다. 일본 초계기가 고도 약 60m로 대조영함 우현을 통과하는 모습을 캠코더로 촬영한 영상을 캡처한 사진. 국방부 제공
오후 2시3분 일본 초계기가 우리 해군 대조영함 약 540m 거리까지 근접 비행하는 것을 열영상장비로 촬영한 사진. 국방부 제공
일본 위협비행 도발로 한·일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팽팽해지고 있다. 우리 군 당국은 전날 일본 초계기(P-3) 근접 위협비행을 증명하는 사진을 공개했으며 위협비행 도발 시 해군 함정에 탑재된 헬기를 띄우는 등 강력한 대책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레이더·위협비행 갈등이 양국의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국방부는 위협비행 당시 대조영함에서 적외선카메라와 캠코더로 찍은 영상을 캡처한 사진과 일본 초계기의 근접거리, 고도를 표시한 레이더 데이터 사진 5장을 24일 공개했다. 여기에는 일본 초계기가 오후 2시1분쯤 대조영함 오른편 7.5㎞ 거리에서 접근한 장면, 오후 2시3분쯤 대조영함 함미 부분에서 고도 60~70m로 저공비행하며 540m 거리까지 위협비행을 한 장면 등이 담겨 있다. 군 관계자는 “저고도 근접 위협비행 사실을 부인한 일본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절제된 대응을 해온 정부는 강력한 대응책을 검토 중이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상임위원회를 열고 일본 초계기의 근접 위협비행 도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재발되지 않도록 엄중히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합참은 일본 초계기가 경고통신을 무시한 채 계속 접근할 경우 해군 구축함에 탑재된 대잠수함 탐색용 링스 헬기를 띄워 더 이상 접근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합참은 “근접 위협비행에 대한 대응 매뉴얼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은 항공기 접근 때 보내는 경고통신도 강화키로 했다. 5마일(9.3㎞) 접근 때 내보내는 경고통신을 10마일(18.5㎞) 접근 때부터 보내거나 메시지 내용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해군 초계기 배치를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북 감시에 초점을 맞췄던 해군의 일부 초계기를 남쪽 해상을 담당하도록 배치한다는 것이다.

군 일각에선 우리 초계기가 일본 함정을 향해 ‘맞대응 위협비행’에 나서야 한다는 강경론도 나온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 폐기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정치권의 비판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본은 이틀째 위협비행 자체를 부인했다. NHK방송에 따르면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한국 측 지적은 사실이 아니다. 당시 비행이 적절히 이뤄졌다는 보고를 방위성에서 받았다”고 밝혔다.

김경택 김판 조성은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