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는 24일 한국 첫 자체제작(오리지널) 드라마를 선보이는 자리에서 국내 방송 생태계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콘텐츠 제작사와 함께 생태계 한 축인 유선 통신사와의 망 사용료·콘텐츠 수익 배분 문제에 대해선 침묵해 ‘반쪽짜리 상생 약속’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과거 구글 유튜브 도입 때처럼 이번에도 국내 몫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 국내 콘텐츠 수익 대부분을 해외 기업이 가져가는 일이 재발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넷플릭스는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넷플릭스는 국내 콘텐츠 제작사에 이롭다’는 점을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190개국 유료 구독자 1억3900만명 보유한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건 ‘한국 콘텐츠의 세계화’”라고 수차례 언급하며 ‘윈윈’ 효과를 부각시켰다. 자체 인기 콘텐츠는 물론 영상기술이 집약된 ‘인터랙티브(시청자 참여) 콘텐츠’ 등을 소개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하지만 망 사용료와 콘텐츠 수익 배분 얘기가 나오자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했다. 제시카 리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 커뮤니케이션 총괄 부사장은 “상생 부분은 다 공유해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현재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는 미지급, 유료방송업체와의 콘텐츠 수익배분은 9(넷플릭스)대 1(유료방송사)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망 사용료는 넷플릭스 같은 인터넷업체가 국내 인터넷 전용회선을 쓰는 대가로 유선 통신사에 지불하는 돈이다. 그동안 동영상 서비스를 운영하는 인터넷업체 등이 데이터 과부하를 유발하자 통신사들이 이들에게 전용회선을 구축하라고 권유해 왔다. 네이버 등 국내 업체는 이를 수용했지만 해외 업체들은 ‘통신망 구축은 통신사의 의무’라며 거절해 ‘무임승차’ 논란이 일었다. 최근 넷플릭스와 손잡은 LG유플러스를 뺀 국내 유선 통신사들은 ‘넷플릭스가 국내 서버 구축 및 망 사용 비용을 내야 IPTV(인터넷TV) 등을 통해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한국 공략 넷플릭스, 망 사용료·수익 배분엔 묵묵부답
입력 2019-01-24 1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