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 자리 내놔! … 오사카, 호주 오픈도 정복 시동

입력 2019-01-24 19:33
오사카 나오미가 24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19 호주오픈 여자 단식 4강전에서 카롤리나 플리스코바에게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AP뉴시스
대회 4강에서 대니엘 콜린스를 꺾고 결승에 오른 페트라 크비토바. AP뉴시스
유명 배우 니콜 키드먼(왼쪽)이 남편 키스 어번과 함께 대회 4강전을 관전하고 있다. AP뉴시스
“컴 온!” 오사카 나오미(22·세계랭킹 4위)의 짜릿한 기합이 코트를 흔들었다. 위닝 샷이 성공하면 주먹을 불끈 쥐었고, 공이 아쉽게 네트에 걸릴 때는 깊게 심호흡을 했다. 3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오사카는 2019 호주 오픈 결승전에 진출했다. 영광의 그랜드슬램 2연패까지 단 한 걸음. 결승 상대는 재기를 노리는 베테랑 페트라 크비토바(29·6위)다. 두 선수 중 우승자가 세계랭킹 1위를 차지한다.

오사카는 24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 오픈 4강전에서 카롤리나 플리스코바(27·8위)를 2대 1로 꺾었다. 사이드 라인까지 뛰어다니는 끈질긴 리턴과 시속 191㎞의 강력한 서브가 돋보였다. 서브 에이스(15개-3개)에서는 플리스코바를 압도했다.

지난해 US 오픈에서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거머쥔 오사카는 호주 오픈에서도 결승까지 오르며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호주 오픈 주최 측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오사카가 상상 이상의(insane) 레벨에 도달했다”며 극찬했다.

크비토바는 앞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다니엘 콜린스(26·35위)를 2대 0으로 이기며 결승에 진출했다. 1세트에서 타이 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한 끗 차로 이긴 크비토바는 2세트에서는 6-0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선수 간 경험차가 승부를 갈랐다. 이번 대회에서 그랜드슬램 첫 승리를 기록한 후 4강까지 오른 콜린스였지만 결승까지 가기에는 아직 부족했다. 경기 중간 심판 판정에 불만을 갖고 항의한 콜린스는 이후 평정심을 찾지 못하며 무너졌다.

한 차례 시련을 겪은 크비토바에게 우승은 간절하다. 2011·2014년 윔블던 우승자인 왼손잡이 크비토바는 2016년 12월 괴한에 습격을 당해 왼손을 크게 다쳤다. 수술하고 나서 어렵게 복귀한 후에도 좀처럼 그랜드슬램과는 연이 없었다. 크비토바는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내가 이런 플레이를 다시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며 “나를 믿고 응원해준 이들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