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예술단 베이징 도착… ‘현송월 보이콧’ 3년여 만에 中 공연

입력 2019-01-24 18:47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로 창설된 ‘모란봉악단’ 단원들이 10일 중국 베이징 기차역에 도착한 가운데 현송월 모란봉악단 단장이 미소를 머금고 있다. '모란봉악단'은 12일부터 베이징에서 사흘간 공연한다. 아울러 현송월은 은하수 관연학단 시절 '준마처녀'란 곳으로 스타덤에 오른 가수로 김정은 위원장의 옛 애인이라는 소문이 돌았고, 한동안 처형설도 제기된 바 있다. 신화뉴시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북한 예술단을 이끌고 베이징에 도착했다. 2015년 12월 모란봉악단장으로 베이징을 찾았다가 돌연 공연을 취소하고 귀국한 지 3년 만에 다시 중국 데뷔 무대를 갖게 됐다.

리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과 현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은 24일 오전 11시쯤(현지시간) 임시열차 편으로 베이징 기차역에 도착했다. 국가공훈합창단과 삼지연악단 등 평양 예술가 280여명으로 구성된 예술단은 방한모에 군복 차림으로 빨간 카펫이 깔린 기차역 플랫폼에 내려 중국측의 환대를 받았다. 기차역에는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가 나와 영접했고, 중국 측 관리들도 대거 모습을 보였다.

예술단원들은 7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숙소인 수도대반점(호텔)에 여장을 풀고 리허설 준비에 들어갔다. 리수용 부위원장은 댜오위타이(釣魚台) 국빈관에 묵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술단 공연은 중국 관원들을 대상으로 중국 최고의 공연장인 베이징 국가대극원에서 26일과 28일 열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열리는 공연인 만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28일쯤 공연을 관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한 예술단 공연은 북·중 관계가 경색됐던 2015년 12월 현 단장이 이끈 모란봉악단의 방중 이래 처음이다. 당시 모란봉악단과 공훈국가합창단으로 구성된 예술단은 중국 측이 미사일 발사 등 공연 내용을 문제 삼자 공연 3시간 전에 돌연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했다.

이번 공연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10일 베이징을 방문해 시 주석과 4차 정상회담을 갖고 ‘밀월’을 과시한 뒤여서 성대한 공연이 예상된다. 현 단장은 김 위원장의 4차 방중에 동행해 중국 당국과 이번 공연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단장은 지난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때도 삼지연관현악단을 이끌고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을 하는 등 남북 문화 교류에서도 상징적 인물이다. 이날 베이징 기차역과 수도대반점에는 많은 경찰 인력이 배치돼 김 위원장의 방중 때에 버금가는 삼엄한 통제가 이뤄졌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