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타는 공격수 골 갈증 ‘황·손’이 풀어라

입력 2019-01-24 19:37

한국 축구대표팀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68개의 슈팅을 때려 가장 많은 슈팅 숫자를 기록했다. 유효슈팅도 22개를 기록해 호주(29개)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득점은 6골로 8강 진출국 중 최저인 베트남(5골)보다 1골 더 많고 호주와 같다. 경기 주도권을 쥐고 있으면서도 공격진들의 마무리가 기대만큼 좋지 않았던 영향 때문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4경기를 치르는 동안 중국전을 빼고 전·후반 90분 동안 멀티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상황에서 황의조(27·감바 오사카),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 같은 주득점원이 집중적인 견제를 받은 것이 일차적인 이유였다. 동시에 상대가 수세적으로 나올 경우 제대로 공략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도 실패했다.

먼저 황의조는 4경기에 선발로 나서 페널티킥 포함 2골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만큼의 강렬한 인상을 남기진 못하고 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골대를 3번(키르기스스탄 2번, 중국 1번)이나 때리는 불운이 겹쳤지만 아시안게임 7경기에서 9골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파괴력이 다소 무뎌졌다. 바레인전에선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찬스를 잡아 슈팅까지 때렸으나 골문을 벗어났다. 또 다른 공격의 핵 손흥민도 뒤늦게 합류해 중국전에서의 페널티킥 유도, 바레인전 첫 번째 골에 기여했으나 정작 본인은 골 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

김민재(23·전북 현대)와 김진수(27·전북 현대) 같은 수비수들이 대표팀 득점의 절반(3골)을 책임지고 있지만 59년 만의 우승을 위해선 공격수들이 결정력을 좀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선 주득점원인 황의조, 손흥민의 움직임과 컨디션이 살아나는 게 우선이다. 8강 이후 준결승, 결승까지 내다보는 대표팀이 자신감을 찾기 위해서라도 두 선수의 골이 절실하다. 손흥민은 2015년 대회에서 고비였던 8강에서 2골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결승에서도 1골을 기록한 바 있다.

두 선수 외에 이청용(31·보훔), 황희찬(23·함부르크), 정우영(30·알 사드) 등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과 슈팅도 요청된다. 다른 선수들의 활발한 움직임은 그 자체로 위협적이면서 황의조, 손흥민에게 공간을 만들어줄 수도 있다. 조별리그에서 저돌적인 돌파를 앞세웠으나 마무리가 아쉬웠던 황희찬이 바레인전에서 골을 터뜨린 점은 대표팀에 고무적이다. 또 바레인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상대 수비를 흔들었던 이승우(21·헬라스 베로나)의 활약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가능한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넣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은 2017년 6월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전에서 전반 25분 프리킥으로 먼저 실점하는 바람에 원정에서 2골을 넣고도 2대 3으로 패했다. 중동팀과의 경기 때마다 대표팀을 괴롭혔던 ‘침대 축구’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이 초반에 리드를 잡는 것이 필요하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