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유럽 최대 규모의 유통연합인 EMD(European Marketing Distribution)에 아시아 최초로 가입했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스웨덴, 호주 등 20개국의 회원사가 있는 EMD는 연매출 258조원을 올리는 세계 2위 유통그룹이다. 홈플러스는 EMD 가입으로 유럽의 인기 제품을 국내에 저렴하게 들여오고, 국내 제조사들의 유럽 수출 발판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23일(현지시간) 스위스 파피콘 파노라마호텔에서 EMD 회원 가입을 맺었다고 24일 밝혔다.
미국 월마트를 제외하고 가장 큰 규모의 유통그룹인 EMD는 막강한 구매력을 토대로 유럽의 품질 좋은 상품을 공동으로 대량 매입해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각 회원사의 연간 수요를 취합해 대규모 물량을 한꺼번에 발주해 획기적인 원가 절감도 가능하다.
EMD는 국가마다 1개사와만 계약하기 때문에 일부 유럽 상품은 홈플러스가 국내에 독점 공급하게 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20개 회원사와 거래할 수 있어 위험 분산 효과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에 납품하는 국내 제조사들의 유럽 수출길도 열렸다. EMD는 각 회원사의 거래 제조사들과 개별 상품 계약을 맺기도 한다. 이에 따라 국내 우수 제조업체들이 홈플러스를 통해 유럽과 호주 전역의 13만여개 매장에 물건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홈플러스는 영국 테스코와 협업할 때만 해도 글로벌 소싱 분야 선두에 있었지만 2015년 주주변경 이후 3년 만에 글로벌 소싱 규모가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수년간의 협상을 통해 EMD 회원 가입에 성공함으로써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홈플러스는 EMD와 협업으로 글로벌 소싱 규모를 2021년엔 1조원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필립 그루이터스 EMD 대표는 “아시아 유통사와 처음 손잡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면서도 “상호 협업을 통해 다양한 산업 파트너들과 성장을 이루고 안정적인 사업을 펼쳐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홈플러스, 고품질 유럽 제품 싸게 내놓는다
입력 2019-01-24 1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