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작년 영업익 사상최대 20조 돌파… 올해 고부가·첨단기술 집중

입력 2019-01-24 19:32 수정 2019-01-24 23:55

SK하이닉스가 지난해에 매출·영업이익·영업이익률 3개 지표에서 사상 최대 기록으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다만 기념비적인 실적에도 반도체 업계의 성장률이 둔화하면서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분위기다. 올 상반기까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이고 하반기에 반등이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0조4451억원, 20조8438억원으로 전년보다 34.3%, 51.9% 증가했다고 24일 밝혔다. 2018년 연간 영업이익률은 51.5%로 2017년보다 5.5% 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 분야에서 영업이익률이 50%를 넘는다는 것은 경이적인 일이다.

그러나 분기별로 보면 등락이 심한 편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는 순항했으나 4분기에 영업이익이 4조4301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31.6% 줄었다. ‘어닝쇼크’(실적 충격)로 볼 수 있는 감소 폭이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해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신기록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가 이끌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수요가 점차 줄고 가격도 조정을 받는 양상이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D램 출하량 증가율은 전 분기보다 2% 감소했고 평균 판매가격은 11% 하락했다. 낸드플래시는 출하량은 10% 증가했지만 평균 판매가가 21%나 떨어졌다.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 둔화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 1분기 D램 가격이 20%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전 전망치 15% 하락보다 감소폭이 더 커진 것이다. 글로벌 IT 기업들의 잇따른 데이터센터 증설로 호재를 맞았던 서버 D램 시장도 올 1분기 20% 가격 하락, 2분기 10% 감소가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투자 계획을 조정하는 등 비상경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설명하는 콘퍼런스 콜에서 “최근 거시경제의 변동성과 예상대비 시장의 약세 흐름 등을 반영해 장비 투자금액은 작년보다 약 40% 축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필요하다면 설비투자 감소에 대한 보완 투자나 공정 전환 속도 조절을 통해 애초 생각보다 투자를 더 줄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연구·개발(R&D)이나 M16 신규 공장 건설과 같이 회사의 미래성장 기반을 위한 투자는 축소하지 않고 유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당분간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과 첨단기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D램에서는 1세대 10나노(1x) 제품 비중을 확대하는 동시에 2세대 10나노(1y) 양산을 추진한다. 낸드플래시는 96단 4D 제품을 상반기 내에 양산하고 하반기부터 수익성을 높일 방침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향후 메모리 시장이 전반적인 IT 시장 수요 둔화와 거시경제 불확실 등으로 성장률 감소가 불가피하다”면서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수요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