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수 목사의 생명사역 목회] 그리스도 중심으로 신념 굳혀야 ‘생각의 틀’ 바꿀 수 있다

입력 2019-01-28 00:05
대구동신교회가 지난해 10월 개최한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에서 400여명의 목회자들이 생각의 틀을 바꾸는 생명사역 목회 강의를 듣고 있다. 대구동신교회 제공
‘이단은 단 몇 개월 만에 골수분자를 만드는데, 정통 교회는 왜 50년 전의 그 사람이 지금의 그 사람이라 자조하는가.’ ‘이단은 교인의 머릿속에 이단 사상을 새겨 넣는데, 정통 교리를 따라가는 우리 교회는 과연 어떤가.’

2000년부터 대구동신교회에서 목회를 하던 중에 신앙생활을 잘하던 교인 두세 사람이 이단으로 넘어갔다. 이들 중에는 다시 돌아온 교인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교인도 있다. 이 사건은 내게 적잖은 충격을 줬다. 정통 교회에서는 수십년 설교해도 변하지 않아 체념하기 일쑤인데, 이단은 어떻게 단 몇 개월 만에 정통 교인의 머릿속에서 정통신앙을 갈아엎고 이단 사상을 새겨 넣을 수 있다는 말인가.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화시켰을까. 깊은 고민에 빠졌다.

많은 사람은 이런 현상을 보면서 이단으로 넘어간 사람의 신앙이나 신학지식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탓한다. 그러나 신앙도 좋고 신학적 지식도 적지 않은 교인 중에서 이단으로 넘어가는 사례도 많다. 그러므로 그렇게 이유를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이와 같은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잠언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 4:23)

인류 역사상 예수 그리스도를 제외하고 가장 지혜로운 사람을 꼽는다면 솔로몬일 것이다. 지혜의 대명사라 불리는 솔로몬은 마음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고 마음에서 생명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사람은 육체와 영혼으로 구성돼 있는데 솔로몬이 말한 마음은 영혼을 뜻한다. 마음(영혼)은 사람 전체, 즉 전인의 통제본부이기 때문에 마음이 바뀌면 전인이 바뀌는 것이다. 이것을 사회적인 용어로 바꾸면 ‘의식(意識)’이고 사람을 변화시키는 이 작용을 ‘의식화(意識化)’라고 한다. 옆에 나온 ‘생각의 틀’ 그림처럼 사람의 ‘의식’을 바꾸면 전인(全人)이 바뀐다.

생각은 각각 존재하지 않고 하나의 덩어리로 존재한다. 그리고 그 생각의 덩어리에서 나오는 생각은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어떤 틀에 찍혀서 나오면 꼭 그 틀의 모양대로만 나오는 것처럼 생각의 덩어리에서 나오는 생각도 그와 같으므로 생각의 덩어리를 ‘생각의 틀’이라고 말할 수 있다.

생각의 틀(생각의 덩어리)은 다른 말로 전제(presuppositions), 신념(basic beliefs), 근본적 헌신(basic commitments)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전제는 이미 깔려 있는, 모든 생각의 판단기준이라는 뜻이다. 이는 모든 것에 우선하고 모든 것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사람은 자신의 전제에 대해 질문하지도 않고 의심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사람은 자기 전제를 굳게 믿는다. 이렇게 볼 때 전제는 곧 신념이다. 사람은 자기의 전제(신념)에 인생을 ‘올인’한다. 자기의 전제(신념)를 믿고 그 전제에 인생을 던진다는 각도에서 보면 전제는 곧 ‘근본적 헌신’이다.

그리고 이 전제(신념, 근본적 헌신)에서 사람의 지정의(知情意)가 나온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생각의 틀은 생각 느낌 행동 습관 인격이다. 궁극적으로는 인생 전체의 통제 본부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곧 마음이다. 마음이 인생의 원천이다. 인생을 바꾸고 싶으면 마음을 바꾸면 된다. 인생을 고치고 싶으면 마음을 고치면 된다. 행동이나 습관을 고치고 싶으면 마음을 고치면 된다. 자녀들의 행동이나 습관을 바꾸고 싶으면 자녀들의 마음을 바꿔주면 된다. 마음을 바꾸는 길은 곧 ‘생각의 틀’을 바꾸는 것이다. ‘생각의 틀’ 속에 바른 것, 좋은 것, 선한 것, 깨끗한 것을 넣어 주면 행동과 습관, 그리고 인생이 바뀐다.

이것이 생명사역의 가장 중요한 전략이다. 생명사역은 행동교정에 일차적으로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다. 생명사역은 ‘생각의 틀 바꾸기’에 우선해 초점을 맞춘다. 그렇다면 생각의 틀을 바꾸는 작업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시편 119편 9절 말씀이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청년이 무엇으로 그의 행실을 깨끗하게 하리이까 주의 말씀만 지킬 따름이니이다.”

행실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 행동을 수정하기 전에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그의 마음에 담아두고 묵상해야 한다.(시 1:1~3) 말씀의 주인공은 예수 그리스도이시므로(요 5:39)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성경을 묵상하면 생각의 틀을 바꿀 수 있다.

여기서 두 가지를 주의해야 한다. 첫째, 어설프게 배우면 안 된다. 어설프게 배우면 절반만 믿고 절반은 의심하는 반신반의 상태가 된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말씀으로 철저하게 훈련받으며 배우고 확신한 일에 늘 거주해야 한다.(딤후 3:12~17)

둘째, 체계적으로 배워야 한다. 이단이 그들의 사상을 사람들에게 새겨 넣을 때, 이를 체계적인 틀로 만들어 학습자의 ‘생각의 틀’ 속에 넣는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생각의 틀은 말 그대로 체계적으로 돼 있기 때문에 무슨 말을 듣거나 무슨 글을 읽을 때 체계적으로 하면 그것이 생각의 틀에 영향을 주게 된다.

나는 지난 19년 동안 대구동신교회에서 목회하며 이 작업을 계속해왔다. 대구동신교회는 성경과 신학을 설교와 강의, 교육과 훈련을 통해 생각의 틀 속에 새기는 작업을 한다. 이 작업을 통해 교인들의 생각의 틀을 바꾸고 그들의 인생을 변화시켜서 지금의 놀라운 체험을 하고 있다. 바로 그 결정체가 ‘성경을 따라가는 조직신학 훈련’과 ‘생명사역 제자훈련, 사역훈련’이다. 그래서 매년 교인들을 위해 훈련과정을 개설하고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집중 세미나를 열어 전국 교회에 보급하는 것이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