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수출입은행장 “62조원 풀어 고부가 선박 수주·자동차 산업에 지원”

“비 올 때 우산을 같이 쓴다는 자세로 어려움을 겪는 수출기업을 지원하겠다.”

은성수(사진) 수출입은행장은 2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기업에 62조원 규모의 여신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은 행장은 “미·중 무역전쟁, 주요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등 수출에 좋지 않은 소식들이 들려온다”며 “금융 때문에 수주가 어렵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수출입은행의 역할이 더 커지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출입은행의 올해 자금공급 계획(대출과 투자) 규모는 49조원으로 지난해보다 2000억원 늘었다. 특히 수출 관련 대출에 31조2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건설·플랜트, 수주산업 등에 대한 보증지원 규모도 전년보다 3조9000억원 증액된 13조원을 책정했다.

은 행장은 “건설·플랜트 분야는 고부가가치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조선·해운 업종은 친환경·고부가 선박 수주와 해운사 선대 확보를 중심으로 지원할 계획”이라며 “최근 업황이 악화된 자동차산업에 대해서는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이라도 여신 한도 축소나 금리 인상을 한시적으로 미뤄주는 등 맞춤형 금융지원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퍼주기 지원’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은 행장은 “(수출입은행이) 산타클로스는 아니다”며 “과거 저가 수주의 문제점을 교훈 삼아 ‘국민 혈세를 퍼준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균형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불거진 수출입은행 부산 이전설에 대해서는 “정부와 국회가 합리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