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대회 스폰서 맡고 아이돌을 간판 모델로… ‘젊은 은행’ 경쟁 뜨겁다

입력 2019-01-27 22:12
젊은 세대를 공략한 은행 마케팅이 성행하고 있다. 보수적인 이미지를 벗고 이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복안이다. 캐릭터와 인기연예인, 게임스폰서 등 접근수단도 다양해졌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개막한 리그오브레전드(LOL) 한국리그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내년 하계대회까지 제작사 라이엇게임즈와 동반관계를 유지한다.

우리은행이 e스포츠에 주목하는 건 바로 잠재고객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e스포츠는 축구·야구와 함께 젊은 연령대 선호도가 높은 종목이다. 이 가운데 LOL은 매년 국제대회가 열릴 만큼 인지도가 높다. 은행 내부에서도 아시안게임 시범종목으로 선정될 만큼 e스포츠를 바라보는 인식이 많이 개선됐고 발전 가능성도 크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효과는 나타나고 있다. 케이블TV, 네이버, 아프리카 등 온라인 매체에서 중계 때마다 은행 홍보 이미지가 배너와 가상광고 형태로 노출되고 있다. 동시 접속인원이 수십만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효과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우리은행은 이런 장점을 살려 브랜드를 알리고 궁극적으로 ‘젊은 은행’ 이미지를 대중에게 심으려 한다. 이를 위해 대학생 홍보대사 이벤트나 경기장 카드발급 및 기념품 제공 등 각종 연계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e스포츠는 특히 10~35세 젊은 고객층이 주요 시청자”라며 “스폰서 참여와 여러 홍보활동으로 젊은 우리은행 이미지를 어필하고자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은행이 젊은 세대와 함께 호흡하고 항상 새롭게 발전하는 은행임을 고객과 직원이 모두 공감하게 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젊은 세대를 공략하려는 마케팅은 다양하게 행해지고 있다. 기존에는 신뢰감을 주는 연예인 혹은 유명인을 앞세운 ‘스타마케팅’이 주류를 이뤘다. 근래에 와서는 아이돌 가수들이 은행 ‘얼굴’ 역할을 하고 있다.

10~20대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방탄소년단(KB국민은행)과 워너원(신한은행)이 대표적이다. KEB하나은행은 고교생 랩 오디션 프로그램 우승자인 김하온을 모델로 한 옥외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우리은행은 걸그룹 블랙핑크를, 농협은행은 공원소녀를 모델로 영입했다.

상품이나 이미지 광고에 캐릭터를 등장시킨 사례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은행은 모바일뱅크 위비뱅크를 오픈하면서 캐릭터 ‘위비’를 공개했다. 캐릭터 마케팅을 가장 활발히 하는 은행은 카카오뱅크다. 카카오톡 메신저 캐릭터 ‘카카오프렌즈’를 체크카드에 삽입하고 계좌를 트면 이모티콘을 주는 식이다. 인기 히어로물인 ‘마블’ 캐릭터를 카드와 통장에 담은 SC제일은행도 한 예다.

금융권 관계자는 “밝은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젊은층에 익숙한 모델을 쓰는 것”이라며 “모델이 누구냐에 따라서 이미지가 다르게 비칠 수 있다. 우리도 그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금종 쿠키뉴스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