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폐암 환자의 90%가 흡연자인 서양과는 달리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권은 전체 폐암 환자의 약 30% 정도가 비흡연 여성이다. 최근 국내 통계에 따르면 직접 흡연한 적이 없는 성인, 특히 여성의 폐암 발생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제 폐암은 더 이상 흡연자와 남성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출처: 대한폐암학회(2018. 3. 1).
비흡연 여성의 폐암 발생에 대해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폐암 전문가들은 가정 내 간접흡연, 석면, 라돈가스, 대기오염 등의 환경 노출, 음식 조리 시 발생하는 연기 흡입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어류, 육류 등 단백질 식품을 굽거나 튀기는 과정에서 발암물질이 발생하고, 이들 발암물질이 섞인 연기나 그을음이 폐에 침투해 폐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들이 현재 진행 중에 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폐가 작고 노폐물을 분해시키는 능력도 약하기 때문에 같은 정도의 발암물질에 노출되더라도 남성보다 취약하고 더 위험할 것으로 생각된다.
폐암은 암 세포의 형태에 따라 크게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구분된다. 폐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은 다시 선암, 편평상피세포암, 대세포암 등으로 구분한다. 비흡연 여성의 폐암은 폐의 끝부분에서 잘 발생하는 선암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흡연성 폐암에 비해 비흡연성 폐암은 암유전자 돌연변이가 흔하게 발견된다는 점이 특징인데, 최근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폐암 표적치료제가 잘 들어 치료경과가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약 절반 정도의 환자가 이미 전이가 발생한 4기에서 진단되고 있어 조기 진단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비흡연 여성의 폐암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간접흡연을 피하고, 실내에서 음식을 조리할 때는 환기 장치를 켜고 창문을 열어놓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폐암도 조기에 치료하면 완치 가능성이 높으므로 증상이 없더라도 폐암 위험도에 따라 흉부 저선량 컴퓨터단층촬영 등으로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김철현 원자력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진료실에서] 비흡연 여성 폐암 막으려면…
입력 2019-01-27 22:10 수정 2019-01-28 1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