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엔 장사 없다… 윌리엄스, 믿기 힘든 역전패

입력 2019-01-23 19:35 수정 2019-01-23 22:15
여제 세레나 윌리엄스가 23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19 호주 오픈 8강전에서 카롤리나 플리스코바(27·8위)에 믿기지 않는 역전패를 당했다. 마지막 세트 게임 스코어 1-5로 패색이 짙다 대역전극을 펼치며 대어를 낚은 플리스코바(왼쪽)와 점수를 내주고 탄식을 하고 있는 윌리엄스의 표정이 대조적이다. AP뉴시스

코트를 울리는 테니스 여제(女帝)의 우렁찬 기합은 허사로 돌아갔다. 그의 발끝은 반대편 사이드 라인에 떨어지는 공을 따라가지 못했고, 애써 쳐낸 공은 번번이 네트에 걸렸다. 경기를 끝낼 수 있는 네 번의 매치 포인트에서 여제는 끝내 승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발목의 통증이 그를 괴롭혔다. 7번의 호주 오픈 우승을 포함해 그랜드슬램에서만 23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린 세레나 윌리엄스(38·세계랭킹 16위)는 결국 올해 호주 오픈 준결승을 앞에 두고 무릎을 꿇었다.

윌리엄스는 23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19 호주 오픈 8강전에서 카롤리나 플리스코바(27·8위)에 1대 2로 패했다. 1세트에서 4-6으로 진 윌리엄스는 2세트를 6-4로 가져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마지막 세트 게임 스코어 5-1로 앞서 승리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내리 6게임을 내주며 역전패했다.

3세트에서 나온 윌리엄스의 발목 부상이 결정적 패인이 됐다. 첫 매치 포인트에서 윌리엄스는 방향을 급하게 전환하다가 왼쪽 발목을 삐끗했다. 이후 움직임은 확연히 느려졌고 리시브도 부정확했다. 플리스코바는 이를 놓치지 않고 윌리엄스를 좌우로 크게 흔들며 승리를 따냈다.

스물네 번째 그랜드슬램 제패에 실패한 윌리엄스는 부상을 탓하지 않았다. 윌리엄스는 경기 후 “발목은 괜찮아 보인다. 통증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기에 트레이너를 부르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플리스코바가 매치 포인트에서 보여준 플레이는 환상적이었다”며 상대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극적인 승리를 거둔 플리스코바는 자신도 결과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얼굴을 감쌌다. 플리스코바는 “경기에서 지고 난 후 라커룸에 들어간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나는 지금 승자로 여기 서 있다”며 감격을 나타냈다.

생애 첫 호주 오픈 준결승에 진출한 플리스코바는 24일 일본의 테니스 신성 오사카 나오미(22·4위)와 맞붙는다.

남자부에선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32·세르비아)가 니시코리 케이(30·일본·9위)에 기권승을 거두며 4강에 진출했다. 세트스코어 1-0(6-1)으로 앞서며 2세트에 들어선 조코비치는 메디컬타임을 가진 니시코리가 도중 기권하며 불과 경기 시작 52분 만에 행운의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로써 남자부 4강 대진표는 조코비치와 뤼카 푸유(25·프랑스·31위), 라파엘 나달(33·스페인·2위)과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1·그리스·15위)의 대결로 결정됐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