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유차 화재 사고로 곤욕을 치렀던 BMW가 다시 대규모 리콜을 한다. 대상은 9만9000대에 이른다. 화재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기존에 리콜을 받았던 차량의 흡기다기관도 교체한다. 하지만 BMW의 ‘땜질 조치’로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 모듈을 또 바꿔야 하는 차량이 9000여대나 된다. 지난해 화재 사고가 잇따르자 부랴부랴 EGR 모듈을 교체하면서 ‘재고품’을 썼기 때문이다. 대규모 추가 리콜로 BMW 차량 소유자들의 불편은 커질 수밖에 없다.
국토교통부는 23일 BMW가 제출한 제작결함시정계획서를 토대로 추가 리콜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민관합동조사단은 EGR 모듈 교체 차량에서도 화재가 발생한 정황을 발견하고 65개 차종 17만2080대의 흡기다기관을 교체해야 한다고 BMW에 요구했었다.
우선 1차 리콜 대상(10만6317대) 가운데 조치를 이미 완료한 차량 9만9000대를 다시 리콜한다. 1차 리콜에서는 EGR 모듈만 교체하고 흡기다기관은 교체하지 않아서다. 9만9000대 중 EGR 누수가 있었거나 누수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차량 2만363대는 즉시 리콜해 흡기다기관을 바꾼다. EGR 모듈을 교체했지만 누수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7만9300대는 교체품의 상태를 확인한 뒤 흡기다기관을 갈 방침이다. 다만 약 8만개에 이르는 EGR 부품에서 누수가 발생했는지 BMW 측에서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국토부는 교체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불시점검을 할 방침이다.
또한 1차 리콜로 이미 EGR 모듈을 바꾼 9053대는 다시 EGR 모듈을 교체해야 한다. BMW가 지난해 8월 화재 위험도가 높은 9000여대의 EGR 모듈을 2017년 1월 이후의 최신품(3차 개선부품)이 아닌 2016년 9~12월에 생산한 재고품(2차 개선부품)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화재 원인을 조사하다가 BMW 측이 빠르게 수습을 하면서 재고품으로 일부 차량의 EGR 모듈을 교체한 걸 발견했다. 재고품도 성능이 일부 향상된 제품이지만 소비자 안전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최신 부품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BMW, 화재 우려 9만9000대 추가 리콜…재고 부품 사용해 또 바꿔야 하는 車도 9000대
입력 2019-01-24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