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용어 바로 알기] 하나님 말씀에 ‘도전’을 받았다?

입력 2019-01-24 00:01

선교단체나 대학·청년부를 통해 외국의 찬양곡이나 선교적 언어들이 우리말로 많이 번역됐다. 그러나 외국어를 우리말로 번역할 때, 가끔 어색함이나 괴리감이 생기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도전(挑戰)’이라고 번역된 영어단어 ‘challenge’이다. 대부분 영한사전이 ‘challenge’를 간단하게 ‘도전’이라고 우리말로 옮겨 놨지만 그렇게 번역했을 때 기독교적인 의미뿐 아니라 일반적인 번역에서도 많은 오역을 양산하게 된다.

한국 기독교에 언제부터인가, 선교단체들의 영향인지는 모르겠으나 젊은층에 의해 많이 사용되기 시작한 단어가 ‘도전’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진취적인 기상을 높이는데 ‘도전’이라는 말이 많이 사용된다. 선교적 언어로 사용되어 아직 복음이 전해지지 않은 선교지를 향한 열정과 영적 전쟁을 위한 단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또한 말씀을 듣고 새로운 깨달음이나 은혜받은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오늘 하나님의 말씀에 도전을 받았다’ ‘하나님께서 도전을 주셨다’ 등으로 말이다.

그러나 도전이라는 말은 권투에서 챔피언에게 도전하는 사람을 도전자라고 하듯 등급이나 지위가 낮은 사람이 자기보다 높은 사람과 승부를 겨뤄 우위를 가리려는 것을 말한다. 당연히 도전을 받은 사람이 도전해 오는 사람이나 사물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다.

‘오늘 하나님의 말씀에 도전을 받았다’라는 말은 어떤가. 이 말은 바꿔 말하면 ‘하나님의 말씀이 도전해 왔다’는 게 된다. ‘하나님께서 도전을 주셨다’는 말도 ‘하나님께서 도전하셨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다. 당연히 하나님 말씀에 도전 받은 사람이 하나님 말씀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도전이라는 말을 쓸 때는 ‘하나님께서 주신 비전에 도전하겠다’라고 하든지 도전이라는 말을 빼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각오를 새롭게 했다’라고 해야 한다.

이상윤 목사(한세대 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