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EV) 시장이 확대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관련 산업계에 지각변동이 활발하다. 완성차업체들은 물론 전기차의 핵심 부품 연구개발 및 판매사업을 하는 부품업체, 에너지업체 그리고 전자업체들이 손을 잡고 있다. ‘윈-윈 전략’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산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최근 토요타자동차와 파나소닉이 전기차용 배터리를 개발하기 위해 내년 공동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토요타자동차가 51%, 파나소닉이 49%를 출자하는 공동회사는 충전시간은 줄이고 주행거리는 늘린 배터리를 개발할 예정이다. 파나소닉은 테슬라 전기차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이 같은 협업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일본이 중국의 위협을 받아 입지가 좁아진 상황에서 이뤄졌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일본 파나소닉이 22.9%로 1위를 차지했지만 2, 3위를 차지한 중국 CATL과 BYD가 각각 21.0%, 12.2%로 두 업체의 점유율을 더하면 일본을 앞선다. 국내 업체인 LG화학이 4위에 올라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 독일 완성차업체 폭스바겐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SDI도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1일 독일 에너지기업 에온과 프랑스 전력업체 EDF가 일본 닛산과 손잡고 V2G(Vehicle-to-grid)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V2G란 전기차를 전력망과 연결하는 개념으로 전력망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를 충전하고, 주행 후 남은 전기를 전력망으로 다시 보내는 것이다. 전기차를 움직이는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사용하는 셈이다.
전기차 시장의 확대는 전기장치(전장) 기술력에서 앞서 있는 국내 부품업체에도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중국, 미국, 유럽 지역의 해외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17억 달러(약 1조9000억원)의 자동차 핵심부품을 수주했다.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한 사상 최대 수주다.
주목할 만한 점은 전체 해외 수주액의 60%에 달하는 10억 달러의 첨단 부품을 전기차 업체에서 수주했다는 것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22일 “2016년 처음으로 해외 전기차 업체에서 1500만 달러 규모의 부품을 수주한 이래 3년 만에 무려 60배 이상 늘어난 수주 성과를 달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업체와 전자업체의 협업도 이뤄지고 있다. GS칼텍스는 이날 LG전자와 함께 ‘에너지·모빌리티 융복합 스테이션’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기존의 주유소를 전기차 충전 및 정비, 전기차 셰어링 등의 서비스까지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전기차發 지각 변동… 자동차·에너지·전자업체 이종교합 활발
입력 2019-01-22 1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