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역 열수송관 파열 사고는 27년 전 용접 불량 때문”

입력 2019-01-22 19:27

지난달 발생한 경기도 고양시 백석역 인근 열수송관 파열사고의 원인은 용접 불량인 것으로 드러났다. 27년 전 이뤄진 부실 공사로 한 명이 목숨을 잃고 50여명이 다치는 대형 사고로 이어진 셈이다.

일산동부경찰서는 22일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결과 1991년 최초 배관 공사때 ‘열배관 조각 부위가 용접 불량 상태로 배관에 접합된 상태에서 장기간에 걸친 내부 변동압력 등으로 분리되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을 회신받았다”며 “이에 한국지역난방공사 본사 및 고양사업소 등을 압수수색했고, 현재 압수한 자료를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당시 공사에 투입된 배관 용접공을 추적하는 등 최초 설치공사 부실여부와 안전점검 미실시 및 사고발생 당시 초동조치 미흡 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한국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 통제실과 수송관 관리책임자 등 6명과 현장 점검을 담당하는 하청업체 소장 등 3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수사결과 하청업체 직원들은 사고 당일 현장에서 매일 육안으로 진행해야하는 점검 작업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지하배관이 파열된 사실을 인지하고도 메인 배관을 잠그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혐의도 받고 있다. 특히 현장에 40여분이 지나서야 도착하는 등 신속한 대응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한국지역난방공사 본사와 고양지사, 하청업체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해 이 같은 부실 혐의를 밝혀냈다.

앞서 지난달 4일 발생했던 사고로 차량을 타고 인근 도로를 지나던 송모(69)씨가 숨지고 55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시 송씨는 결혼을 앞둔 둘째 딸, 예비 사위와 함께 식사를 마치고 귀가하던 길에 사고를 당했다. 이밖에 74건의 재산 피해도 난방공사 측에 접수됐다.

고양=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