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골퍼의 맞언니격인 전미정(37)이 무려 16년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전미정은 20일 대만 가오슝 신이 골프클럽(파72·6463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올해 첫 대회인 대만여자오픈(총상금 80만 달러) 마지막 라운드에서 이븐파를 기록, 최종합계 12언더파로 공동 2위 김민선과 대만의 짜이페이잉을 한 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전미정은 그동안 국내 무대에선 좀처럼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 2001년 KLPGA에 입회해 2002년 한국여자프로골프 선수권대회와 2003년 파라다이스 여자인비테이셔널에서 한 차례씩 우승한 뒤 이듬해부터 일본으로 무대를 옮겼기 때문이었다. 일본에서 전미정은 무려 25번이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최강으로 군림했다.
KLPGA 투어가 해외 투어 20승 이상 선수에게는 영구 시드를 주기에 전미정은 가끔씩 한국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전미정은 2017년 11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이후 1년 2개월 만에 나선 KLPGA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KLPGA 투어에선 통산 3승째다.
사실 전미정은 이번 대회에 가벼운 마음으로 나왔다. 당초 계속 일본에 머물기로 했지만 새 시즌에 바꿀 공을 테스트하기 위해 출전했다. 또 날씨도 좋고 맛있는 음식도 많은 대만에서 KLPGA 대회가 열린다고 해 미식 여행 겸 출전을 신청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승컵까지 거머쥔 것이다.
베테랑의 관록이 빛을 발했다. 공동 1위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전미정은 8번홀에서 더블보기, 이어진 9번홀에서 또 다시 한 타를 잃어 우승권에서 멀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후반들어 11번홀과 12번홀에서 연속 버디로 1위 그룹에 다시 합류했다. 마지막 홀을 앞두고 김민선과 짜이페이잉이 공동 선두로 치고 나왔지만 전미정은 흔들리지 않고 18번홀에서 3.5m짜리 버디 퍼팅을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두 팔을 번쩍 들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전미정 16년 만에 KLPGA 투어 우승컵 포옹
입력 2019-01-20 19:56 수정 2019-01-20 2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