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손혜원 탈당은 꼬리 자르기” 비난

입력 2019-01-20 18:41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손혜원랜드게이트진상규명TF회의에 참석한 한선교 단장이 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예산소위원회에서 발언한 내용을 보여주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야권은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탈당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논란 무마를 위한 꼬리 자르기에 불과하다”고 규정했다. 또 회견장에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동석한 일을 두고 “권력형 비리 게이트에 연루된 의원의 책임을 묻는 자리에 공당 원내대표를 대동한 것은 처음 본다. 그 끝이 어디인지 예감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한국당 ‘손혜원 랜드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태스크포스(TF)’ 단장인 한선교 의원은 20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손 의원의 회견 어디에도 반성하는 말은 없다”며 “이미 국민들께서 내용을 소상히 알고 있는 만큼 정의를 심판하기 위해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F에 합류한 박인숙 의원은 “부동산 투기는 핵심이 아니다”며 “문제는 손 의원이 국회의원이자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로서 그 지위를 이용해 금전이든, 개인적 관심사이든, 취미생활이든 사적으로 원하는 바를 추구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권은 손 의원의 의원직 사퇴도 촉구했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솜털 같은 탈당 조치로 초권력형 비리를 향하는 국민의 의혹을 덮으려 해선 안 된다”며 “의원직을 내려놓고 자연인 신분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정부는 일반 국민들은 집 두 채만 있어도 투기꾼 취급하더니 손 의원은 대출까지 받아 노른자위 부동산을 대거 사들여도 감싸기에 급급하다”고 덧붙였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탈당으로 끝내려는 뻔뻔하고 오만한 민낯이 부끄럽다. 의원직 사퇴가 여론”이라며 공세를 폈다. 그는 “변명과 선동의 회견이었을 뿐”이라며 “(매입 건물이) 최소 29곳이라는데 대체 무슨 변명이 필요한가.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고 질타했다. 범여권인 정의당의 정호진 대변인도 “탈당으로 어물쩍 넘어가려는 집권당의 태도는 개혁의 고삐를 놓겠다는 것이다. 그런다고 민주당 책임이 덜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목포가 지역구인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손 의원이 회견에서 자신을 ‘배신의 아이콘’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형민 심우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