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과 롤러블 TV 상용화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핵심 소재인 투명 폴리이미드(Polyimide·PI)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이전까지는 접는 스마트폰이나 돌돌 마는 TV가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느껴졌지만, 올해 안에 제품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지난 8일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9’에서 공개한 시그니처 롤러블 TV R은 올해 안에 판매될 예정이고, 삼성전자는 2월 폴더블폰을 공개하고 판매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폴더블폰과 롤러블 TV에는 투명 PI가 꼭 필요하다. 투명 PI는 기존 디스플레이에 사용하는 유리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고분자 필름이다. 유리처럼 투명하고 잘 긁히지 않지만, 유리보다 가볍고 유연한 것이 특징이다. 여러 번 굽히거나 말아도 형태가 변하지 않기 때문에 폴더블, 롤러블 디스플레이에 핵심 소재로 꼽힌다.
미국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 서플라이 체인 컨설턴츠(DSCC)’는 올해 전 세계 폴더블 디스플레이 패널 출하량을 약 310만대로 추산했다. 2022년에는 6300만대로 3년 만에 시장 규모가 20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2022년 폴더블 디스플레이 매출액은 89억 달러(약 10조1000억원)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 수치는 아직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전에 나온 것으로 폴더블폰이 시장에서 생각보다 빠르게 안착할 경우 시장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국내 업체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CES에서 플렉서블 커버 윈도(FCW)를 전시했다. FCW는 일반적인 투명 PI에 하드 코팅, 기능성 코팅을 적용한 제품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중으로 완공 예정인 데모 플랜트를 통해 시제품을 생산해 디스플레이 업체에 공급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하반기 상업 가동을 목표로 FCW 양산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밖에 SKC,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투명 PI 사업에 뛰어들었다. SKC는 오는 7월 관련 생산 라인을 완공하고 10월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이미 양산 설비를 갖추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생체인식 전문기업 크루셜텍과 함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생체인식 기술을 접목한 솔루션을 공동 개발키로 하는 등 투명 PI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LG화학도 기술, 소재 확보를 위한 투자계획을 발표한 상황이고, 일본 스미토모화학은 파일럿 플랜트를 보유하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판 커지는 ‘투명 PI’ 시장… 국내 업체들 선점 경쟁 후끈
입력 2019-01-20 1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