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싱크탱크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하려면 북한의 보다 분명한 비핵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확실한 비핵화 카드를 제시하면 미국도 북한을 만족시킬 수 있는 선물을 내놓아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 특히 이들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할 가능성이 있지만 실패할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는 19일(현지시간) 스콧 스나이더 외교협회 선임연구원,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과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하기 위해선 북·미 모두 상대방을 만족시킬 수 있는 카드를 내놓아야 한다”면서 “서로 원하는 것들을 주고받을 때 큰 진전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제 북한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면서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공개와 검증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또 “북한이 신뢰할 만한 행동을 할 경우 미국도 북한에 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미 모두 구체적인 카드 없이 협상에 임할 경우 빈손으로 2차 정상회담이 끝날 우려가 있다”며 “교착상태가 길어지면 북·미는 적대 관계로 되돌아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선 ‘행동 대 행동’ 원칙을 따라야 한다”며 “북한은 핵·미사일 프로그램 폐기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고 미국은 대북 제재 완화, 평화협정 체결 논의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미가 고위급 회담 등을 더 많이 열어 비핵화 의제에 대해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변수’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또다시 자신이 세계적 관심을 받는 ‘리얼리티 TV쇼’로 여길 수 있다”면서 “자신을 위대한 협상가라고 믿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의 성공만을 쫓다가 북한의 무리한 요구를 덜컥 수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회담 성공 위해선 북·미 모두 상대방 만족시킬 카드 내놔야”
입력 2019-01-20 1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