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실패의 과정 통해 하나님에 대해 더 잘 알게 됐어요”

입력 2019-01-22 21:02
KBS 일일연속극 ‘미우나 고우나’의 최형자 작가는 “언제나 하나님 앞에 최선의 모습으로 서고 싶다”고 말한다.

“저는 실패한 성공자에요. 실패의 과정을 통해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그분을 더 많이 알게 됐으니 실패한 성공자지요.” 2007년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군 KBS 일일연속극 ‘미우나 고우나’의 최형자 작가. 사업가로도 활동하는 그는 언제나 하나님 앞에 최선의 모습으로 서고 싶다고 말한다. 순탄치만은 않았던 그의 인생 여정과 신앙고백을 들어봤다.

-작가로 걸어온 길을 돌아본다면.

“5년이란 시간을 방송작가 지망생으로 지냈습니다. 그러던 중 박정란 선생님이 집필하신 KBS 일일연속극 ‘노란 손수건’(2003년 방송)의 보조 작가로 참여했습니다. 1년이란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 시간을 통해 나의 부족함을 절실히 깨닫게 됐고, 내가 진정 작가의 길을 걸어갈 사람이 맞는가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결국 작가가 되는 것을 포기하고 논술지도교사로 1년을 보냈습니다. 나름 인기 있는 선생님이어서 돈도 꽤 벌었는데 이상하게 우울했습니다. 왜 그럴까. 작가의 길을 포기한 게 이유였습니다. 이제 두 번 다시 작가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2007년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미우나 고우나’를 공동 집필하셨는데요.

“한마디로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제대로 믿고 난 후에는 그것이 모두 하나님의 은혜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당시 ‘미우나 고우나’는 이미 두 명의 작가가 세팅돼 있는 작품이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들어가서 그 집필에 처음부터 함께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나에게 드라마 작가라는 타이틀을 주시고, 작가가 되고 싶어 했던 나의 꿈을 이뤄 주시고 싶으셨던 하나님의 계획하심이었던 것입니다. 덕분에 지금도 ‘미우나 고우나’의 작가로 기억되고 있고, 하나님께서도 적절하게 드라마 작가라는 타이틀을 잘 활용하시는 거 같아요.”

-하나님께서 드라마 작가라는 타이틀을 잘 활용하신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요.

“드라마 ‘미우나 고우나’가 끝난 후 2008년 10월에 교회에서 중국으로 단기선교 여행을 갔습니다. 그곳에서 탈북민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낯설어서인지 서로가 어색했지요. 그때 함께 갔던 장로님께서 저를 드라마 작가로 소개하자 탈북민들이 신기하게 쳐다보며 드라마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한순간 싸했던 분위기도 녹아내렸고, 그때 알게 됐습니다. ‘미디어 사역이 정말 중요하구나. 드라마 작가라는 타이틀도 이 정도로 효과가 있는데 배우나 가수들을 내세워서 복음을 전하면 파급효과가 더 크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드라마 작가로 성공했다고 생각하시는 건지요.

“(웃음)단언컨대 오히려 실패했다고 말할 수 있어요. 왜냐하면 저는 2009년 ‘집으로 가는 길’이란 KBS 일일연속극 이후로 제대로 된 작품을 하나도 못 내놓고 있으니 세상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는 실패지요. 하지만 ‘실패한 성공자’라는 말을 쓰고 싶습니다. 실패의 과정을 통해 하나님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고,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대해 굳건한 믿음을 얻게 됐으니 ‘실패한 성공자’라는 말이 좋겠네요. 하지만 그렇다고 ‘실패한 성공자’가 좋다는 건 아니에요. ‘성공한 성공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럴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이미 ‘너는 성공한 성공자’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을 만나고 구원을 받았으니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성공을 거두지 않았는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하나님의 생각과 내 생각의 차이는 어마어마해서 버거울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살아 있는 동안은 내 생각과 나의 의를 내려놓는 시간으로 버겁게 살 것 같아요. 그러면서 언제나 그랬듯이 주님의 사랑과 은혜에 감동받고 회복되기를 반복하는 거죠. 그래서 부족하고 연약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드러내기로 했습니다.”

-요즘 하는 일은 무엇인지요.

“출판과 영상제작을 하는 ‘샘 콘텐츠’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드라마 작가를 그만둔 건 아니고요. 우리 회사에서 만들어지는 책들은 자서전 종류가 많은데, 정말 드라마틱한 삶들로 가득해요. 그분들의 이야기가 일종의 원천 소스들입니다. 계속해서 드라마에 적합한 원천 소스를 찾아내고, 어떻게 드라마화할 것인지 구상하고 있습니다. 훗날 다시 드라마를 쓸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해 잘 쓰고 싶어요. 나의 최선만 갖고는 안 되겠지만 그냥 최선을 다하는 내 마음을 하나님께 올려드리고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드라마 작가로 부르셨고 또 아직 사용하실 계획이 남아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철저히 준비됐을 때, 하나님의 오케이 사인이 난 후에 그런 날이 천천히 왔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작가 지망생들에게 한마디를 해주신다면.

“작가로 성공할 자신이 없으면 포기할 수 있을 때 빨리 포기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작가라는 길을 가는 것은 쉽지 않은 길입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다면 이 길이 나의 길이라는 것에 대해 의심하지 말고 철저히 준비해서 펜을 더 날카롭게 갈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반드시 준비된 자에게 기회를 주시는 것이 하나님의 법칙입니다. 뻔한 이야기지만 실패의 과정을 즐기는 자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또 즐거워하는 자가 가장 강력한 힘을 갖게 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니까요.”

임용환 드림업 기자 yhlim@dreamup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