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17일 중국 베이징에서 워싱턴으로 가는 직항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김 부위원장은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을 만나 2차 북·미 정상회담 마지막 조율에 나선다.
특히 김 부위원장은 계획했던 일정보다 하루 더 워싱턴에서 머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1박2일에서 2박3일로 일정이 늘어난 것이다. 그는 워싱턴에 17일 저녁(현지시간) 도착, 19일 오후에 떠난다. 워싱턴 체류 일정이 하루 늘어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김 부위원장과의 면담에 이어 논의에 진전이 있을 경우 만찬까지 함께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당일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를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김 부위원장의 방미로 2차 북·미 정상회담은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앞서 김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30분쯤 평양발 고려항공 편으로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공항을 빠져나갔다가 오후 6시38분 출발한 워싱턴행 항공기에 탑승했다. 김 부위원장이 탄 항공기는 17일 오후 6시50분(한국시간은 18일 오전 8시50분)쯤 워싱턴 덜레스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행에는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장 대행이 수행했다.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 일정이 하루 늘어난 것은 청신호로 해석된다. 김 부위원장의 방미로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확정짓겠다는 북·미의 강한 의지도 엿보이는 대목이다.
방미 일정의 하이라이트는 18일이다. 김 부위원장은 18일 폼페이오 장관과 회동한 이후 백악관으로 가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김 부위원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부위원장과 저녁식사를 함께하며 예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과의 면담이 끝난 뒤 2차 북·미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를 공식 발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3∼4월 베트남 다낭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2월 중순, 2월 말~3월 초 개최설에 여전히 힘이 실려 있다. 장소는 하노이나 다낭 등 베트남이 유력하다.
김 부위원장의 방미와 관련해 낙관론이 지배적이지만 신중론도 제기된다. 대북 강경파 중 한 명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16일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재외공관장회의에서 “우리는 미국민과 우리 동맹들을 위협하는 핵무기를 해체하기 위한 북한의 구체적인 조치들을 여전히 기다린다”고 말했다. 북한의 더 많은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압박으로 해석된다. 비핵화 개념을 둘러싼 북·미 간 인식차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주장하지만 북한은 ‘핵무기를 더 이상 생산·시험·사용·전파하지 않겠다’는 4불(不) 입장을 고수할 수 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워싱턴행 김영철… 트럼프와 만찬까지 할까
입력 2019-01-18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