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새로운 미사일방어(MD) 구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 전략에는 향후 북한의 미사일 위협 대응방안도 포함된 만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미국 방문일과 겹치는 발표 시점이 의미심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미 국방부 청사(펜타곤)를 방문해 ‘미사일방어 검토 보고서’를 발표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9년 만에 미국의 미사일방어 전략을 새로 고친 결과다. 2017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세 차례 성공하고, 러시아와 중국의 순항미사일이 정교해지는 등 대미(對美) 군사적 위협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보고서 수정을 지시한 바 있다.
새로운 미사일방어 전략은 적의 미사일을 신속하게 탐지하고 대응하기 위한 센서와 요격기를 우주에 설치하는 내용이 골자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하루 전 배포된 보고서 요약본에는 “미 국방부가 우주에서 미사일방어 기술을 강화할 필요가 있고, 적의 미사일을 궁극적으로 요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나와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 당국은 발사된 적의 미사일을 더 빨리 탐지할 수 있도록 우주에 센서층(a layer of sensors)을 깔고 발사 초기에 타격할 수 있는 요격기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로이터는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 검토됐던 ‘스타워즈’ 구상을 떠올리게 한다”고 설명했다.
미 행정부의 미사일방어 전략 공개 시기에 대해 현지 언론들은 비상한 관심을 드러냈다. 워싱턴포스트는 “북한과 같이 빠르게 미사일 위협을 증대하고 있는 나라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들을 개발하는 것이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하나”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로이터도 “보고서는 어색한(awkward) 시점에 공개되는 것”이라며 “미 고위관료는 보고서에 북한이 언급은 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새로운 보고서가 북한의 미사일 위협만을 겨냥한 건 아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의도적으로 김 부위원장이 워싱턴에 도착하는 날 발표를 결정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연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번에는 대통령 신년 국정연설을 걸고 넘어졌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오는 29일 의회에서 열리는 대통령 국정연설을 정부가 재개될 때까지 연기하거나 서면으로 대신해 달라”고 요구했다. 펠로시 의장은 “대통령의 경호를 담당하는 국토안보부와 비밀경호국이 셧다운 때문에 26일째 예산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요청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그의 제안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싼 셧다운 사태를 빨리 해결하라는 압박 카드인 것으로 보인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트럼프, 김영철 방미 맞춰 MD 구상 공개한다는데…
입력 2019-01-17 1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