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미·중과 분주한 접촉, “2019년은 평화와 비핵화에 중요한 해”

입력 2019-01-17 19:03
한국과 중국의 북핵 협상을 이끄는 수석대표인 한국 측 이도훈(오른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중국 측 쿵쉬안유)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외교부에서 회동,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고위급 회담을 위해 방미길에 오른 가운데 정부는 북·미 비핵화 협상을 촉진시키기 위해 미국·중국과 잇따라 접촉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17일 오후 서울 외교부청사에서 만나 한·중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가졌다. 둘이 만난 것은 지난해 10월 이 본부장이 중국을 찾아 협의한 이후 석 달 만이다.

이 본부장은 회의에서 “2019년은 한반도에서 비핵화를 달성하고 항구적 평화 정착을 실질적으로 이루는 데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대화 의지를 밝혔고 4차 북·중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 주목할 만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쿵 부부장은 “중국은 한반도 정세가 계속 좋은 방향으로 발전될 수 있도록 한국과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같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과 쿵 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4차 방중 결과, 북한 신년사 분석, 최근 북한 비핵화 협상 동향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위원장이 중국 측에 밝힌 비핵화 조치와 신년사에서 제안한 ‘평화체제를 위한 다자협상’에 관해 깊이 있는 협의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 7∼10일 베이징을 찾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북·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추진 직전에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 ‘작전회의’를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오전에는 한국과 미국이 워킹그룹 화상회의를 열고 남북, 북·미 관계 동향 및 남북 협력 등 북한 관련 현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북한 비핵화에 연계된 상응조치의 핵심인 대북 제재 완화 방안이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1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미 간에는 비핵화에 어떤 조치들이 따라야 되는가, 이에 대해서 미국도 국제사회가 어떤 상응조치를 할 수 있는가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이번 워킹그룹 회의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 관련 북측 도로 구간 공동 조사와 남북 유해발굴 사업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조만간 유엔에 제재 면제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고위급 회담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한·미가 대북 제재 완화 시그널을 적극 보여줌으로써 비핵화 협상을 촉진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