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수소연료로 ‘퀀텀 점프’ 노린다

입력 2019-01-18 04:01

산업 생태계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에너지산업과 기계·전자산업의 총화인 자동차산업에서 정부가 ‘퀀텀 점프’(단기간의 비약적 발전)를 노린다. ‘차세대 성장엔진’의 무게중심을 태양광·풍력에서 수소 연료전지로, 전기차에서 수소차로 옮긴다. 선진국들이 이미 기술·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허덕이며 따라가느니 한국이 경쟁력을 지닌 기술에 전력투구해 새로운 성장엔진을 마련하겠다는 국가전략이다.

정부는 청정에너지원인 ‘수소’를 중심축으로 삼아 ‘수소경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2040년까지 연간 43조원의 부가가치, 42만개 일자리 창출을 기대한다.

정부는 17일 울산시청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2040년까지 수소 기반 산업을 전폭 지원·육성하는 내용이다. 문 대통령은 “수소경제는 에너지원을 석탄·석유에서 수소로 바꾸는 산업 구조의 혁명적 변화”라며 “수소의 생산·저장·운송·활용 등 전 분야에 걸쳐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로서는 국가 에너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면서 신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우선 수소차에 집중 투자한다. 지난해 1만8000대에 그친 수소차 보급대수를 2022년 8만1000대로 4배 이상 끌어올린다. 2040년까지 620만대(수출 330만대, 내수 290만대)를 누적 생산·판매한다는 야심찬 청사진을 제시했다. 2025년까지 연간 10만대 생산 라인을 갖추면 충분히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본다. 수소경제의 ‘실핏줄’이라고 할 수 있는 수소충전소도 크게 늘린다. 지난해 기준 18곳인 수소충전소를 2022년 310개, 2040년에는 1200개로 확대한다. 일반 주유소의 10% 안팎에 이르는 규모까지 수소충전소를 만들어 내수를 뒷받침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정부는 산업·가정용 전기의 일부를 ‘수소발전’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2040년까지 15.0GW(발전설비용량 기준)의 대형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를 구축해 산업용 전기를 공급한다. 민간에서도 2040년까지 2.1GW의 소형 설비를 갖출 예정이다. 2.1GW는 94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수소선박, 수소열차, 수소건설기계도 개발해 2030년에는 상용화까지 끌어낸다. 문 대통령은 “수소경제 로드맵은 세계의 선도국가로 도약하고자 하는 청사진”이라며 “2030년에는 수소차와 수소 연료전지에서 모두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강준구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