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녹록치 않은 환경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환경규제 강화로 친환경차 시장은 점점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9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0.1% 증가한 9249만대로 예상된다. 신흥 시장의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중국·미국·유럽 등 3대 주요 시장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전체 시장의 정체는 지속될 것으로 예측됐다.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경우 지난해(2315만대)보다 0.2% 증가한 5만여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은 0.2% 감소한 1780만대, 미국은 1.4% 줄어든 17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3년전부터 저성장 기조를 보였고 미국과 유럽은 각각 할부 금리의 상승과 디젤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보성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장(상무)는 “특히 미중간 무역 갈등이 내년까지 이어지게 되면 중국의 경기둔화뿐만 아니라 세계 교역의 위축도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인도의 경우 2018년 대비 7.6% 증가한 364만대 ▲브라질 같은 기간 7.6% 증가한 266만대 ▲러시아 같은 기간 8.3% 늘어난 196만대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국내 시장도 상황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정부가 개별소비세 인하를 올 상반기까지 연장했음에도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내수경기 부진과 개소세가 인상되는 7월 이후 하반기에 ‘판매절벽’ 등 기저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이 소장은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지지만 그 효과는 미비할 것”이라며 “2019년 예상 판매량은 179만대로 2018년 대비 -1.0% 역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 부진 속에서도 전기차 판매는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는 올해도 전년 보다 18.7% 증가한 401만대의 판매 기록을 세울 것으로 내다봤다. ▲2017년 281만대 ▲2018년 337만대 등 전기차 시장은 매년 20%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 중 가장 큰 수요를 담당하고 있는 중국이 신에너지차량(NEV) 의무 판매정책을 실시하고 전기차 판매를 늘리면서 친환경차 시장은 올해에도 급속도로 팽창할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친환경차 판매량이 12만대를 돌파하는 등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가운데 국내 시장도 글로벌 시장과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 국산차와 수입차를 합한 국내 전체 친환경차 판매량은 총 12만3387대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연간 판매량인 9만7435대 보다 26.6% 성장한 수치다. 국내 친환경차 판매는 2015년 4만대를 넘어선 이후 2016년 6만대, 2017년 9만대를 돌파하는 등 해마다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올해 성능이 개선된 친환경 신차가 대거 쏟아지면서 친환경차 전성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에만 총 22개 친환경 차종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인 신차가 쏘울 전기차(EV)다. 쏘울 부스터는 2008년 첫 선을 보인 쏘울의 3세대 모델로 동급 최고 출력 204마력의 파워풀한 주행성능, 완전히 새로워진 하이테크 디자인, 최첨단 멀티미디어 사양 등 강력한 상품성으로 다시 태어났다. 쏘울 부스터는 가솔린 1.6 터보, EV 등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된다.
가솔린 1.6 터보 모델은 동급 최고 출력 204마력(ps), 최대 토크 27.0 kgf·m의 강력한 동력성능을 갖춘 1.6 터보 엔진과 기어비 상향조정으로 응답성을 개선한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를 탑재해 최강의 주행성능을 확보했다.
쏘울 부스터 EV는 기아차의 최첨단 R&D 기술력이 집약된 전기차로 1회 충전 시 총 386㎞를 주행할 수 있다. 이는 기아차의 전기차 중 주행거리가 가장 길다. 이를 위해 기존 대비 80% 이상 향상된 150kW의 출력을 확보하고 운전자들이 평균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저부하 토크 영역에서의 효율을 증대시킨 모터를 장착했다.
이 외에도 코나 하이브리드(HEV), 쏘나타 HEV,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전기차 모든 라인업을 갖춘 친환경 전용차인 아이오닉 상품성 개선 모델도 출시될 예정이다.
재규어는 지난 14일 브랜드 첫 전기차인 I-PACE(아이페이스)를 선보였다. 이 차량은 최고 출력 400마력, 최대 토크 71.0㎏.m의 힘을 낸다. 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제로백)까지 걸리는 시간은 4.8초에 불과하다. 90kWh 용량의 하이테크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으로 333㎞(국내 인증 기준) 주행이 가능하다.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인 닛산 2세대 리프 신형 모델도 올해 1분기 중 출시될 예정이다. 닛산은 이미 전기차 리프를 국내시장에 선보였으며 지난해 11월부터 사전 계약을 받고 있다. 공식 가격은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았으나 닛산 관계자는 “5000만원 이하로 책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세대 신형 리프는 7년만에 출시된 완전변경 모델로 일본 출시 1년여 만에 국내에 상륙했다. 환경부 인증 기준으로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231㎞이며, 하나의 페달로 가속과 감속을 동시에 조절하는 e-페달로 안전성과 내구성을 높였다. 이 밖에도 올해 하반기 BMW는 전기차 모델 i3의 배터리 확장형 모델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벤츠의 첫 SUV 전기차 모델 EQC도 글로벌 시장 공개에 이어 올해 국내에 출시된다.
한편 올해부터는 친환경차의 보조금 제도가 변경된다. 하이브리드차는 올해부터 국가 보조금이 사라지고 전기차는 차량 1대당 지급되는 보조금이 최대 1200만원에서 최대 900만원으로 줄어든다. 업계는 올해 친환경차 구매 보조금 제도가 달라져 혜택이 사실상 줄더라도 시장 성장세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배성은 쿠키뉴스 기자 sebae@kukinews.com
자동차 수출 ‘가시밭길’… 친환경차는 탄탄대로 달린다
입력 2019-01-20 1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