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전남 목포 지역 부동산 투기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손 의원이 16일 해당 의혹 보도를 조목조목 반박하자 손 의원의 주장을 재반박하는 보도가 이어졌다. 부동산 투기 의혹에서 시작된 의혹은 차명거래 의혹으로까지 번지면서 ‘진실 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손 의원 의혹의 핵심 쟁점은 ‘미공개 정보 활용 여부’ ‘부동산 투기 여부’다. 손 의원 주변 인사들은 2017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목포에서 모두 9건의 부동산을 매입했다. 그런데 문화재청은 지난해 8월 이 부동산들이 위치한 지역을 등록문화재인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지정했다. 손 의원이 문화재 지정 사실을 미리 알고 지인들에게 부동산 매입을 권유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손 의원은 문화재청을 소관하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민주당 간사다.
하지만 손 의원은 “관련 정보를 사전에 알지 못했고, 투기 목적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매입한 건물을 되팔아 차익이 발생한 적도 없다”며 “매입 부지는 박물관이나 기념관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재 지정 계획이나 투기와 상관없이 목포의 구도심을 지키기 위해 주변에 부동산 매입을 권유했다는 것이다. 손 의원은 “탐사보도를 가장한 인격 말살”이라며 투기 의혹을 제기한 SBS방송을 고소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목포가 지역구인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투기 여부는 현지 여론에 따라 상반되지만 저는 투기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 의원이 평소 문화재에 관심이 많았던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해 3월 공개된 재산 53억원 중 절반이 넘는 28억원이 나전칠기나 도자기 등 예술품이었다. 손 의원 스스로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목포를 포함해 여러 문화재를 적극적으로 홍보해 왔다.
하지만 SBS는 손 의원의 해명을 재반박하며 차명거래 의혹까지 제기했다. 손 의원의 권유로 조카가 목포에 부동산을 매입했는데, 해당 조카가 방송 인터뷰에서 “제가 산 게 아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조카의 아버지이자 손 의원의 남동생인 손모씨 역시 ‘목포 부동산 매입은 우리와 관계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손 의원의 설명을 손 의원 남동생과 조카가 반박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손 의원은 ‘가족 내부의 문제이지 차명거래가 아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손 의원 주변 인사들이 구매한 부동산이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최소 10건 이상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 손 의원의 해명과 달리 손 의원 측 인사들이 매입한 부동산 가운데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건축물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손 의원 측은 “우리는 매입한 부동산의 규모를 축소해 알린 적이 없다”며 해명 과정에서 미처 설명하지 못한 부분을 가지고 ‘거짓 해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의혹 제기와 반박이 이어지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이날 “파장이 길어지면 당에 이로울 게 없으니 빨리 상황을 파악하라”고 지시하면서 민주당 사무처가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손 의원이 해당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당의 자체 진상조사 결과 별다른 내용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판 김성훈 기자 pan@kmib.co.kr
손혜원 의혹 ‘차명 거래’로 확산
입력 2019-01-17 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