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조별리그가 막바지로 흐르면서 토너먼트 진출 팀의 윤곽도 거의 드러났다. 중동 맹주들이 상대적으로 손쉽게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한 반면 타 지역 우승후보들은 토너먼트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경기 내용이 썩 좋지 못했다.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늘어난 첫 대회인 만큼 16강 진출 확정 팀 대부분은 기존 대회 조별리그 출전국과 겹친다.
16일(한국시간)까지 아시안컵 16강 진출을 확정한 팀은 모두 13개국이다. A~F조 1·2위 12개국과 A조 3위 바레인이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했다. 지역별로 보면 중동이 7개국으로 가장 많다. 이어 동북아가 3개국이고 대양주, 중앙아시아, 동남아가 각 1개국이다.
토너먼트 확정 팀 중에선 중동 지역 강팀들이 상대적으로 시원시원한 경기력을 선보인 점이 먼저 눈에 띈다. 이란이 첫 상대 예멘을 5대 0으로 대파한 데 이어 ‘박항서 매직’으로 기대를 모았던 베트남마저 2대 0으로 제압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북한에 4대 0, 레바논에 2대 0 승리를 거뒀다. 카타르도 레바논에 2대 0, 북한에 6대 0 대승을 올렸다. 요르단은 ‘디펜딩 챔피언’ 호주를 1대 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킨 데 이어 2승 1무로 조 1위를 차지했다. 이라크는 베트남에 3대 2 한 점차 승리를 했지만 예멘을 3대 0으로 크게 이겨 16강에 조기 합류했다.
반면 다른 지역 강팀들은 중동 팀에 비해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선보이진 못했다. 한국과 일본은 조별리그 1·2차전에서 승점 6점을 확보했지만 모두 한 점 차 진땀 승이었다. 직전 2개 대회에서 각각 준우승, 우승을 차지했던 호주는 첫 상대 요르단에 0대 1로 충격패를 당하며 출발부터 삐걱댔다. 팔레스타인에 3대 0으로 승리하며 살아나는 듯했지만 16일 시리아와의 마지막 경기에서도 3대 2로 힘겹게 승리를 가져가는 모습이었다.
아시아 축구 변방인 동남아는 이번 대회에서도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16일 기준 A조 2위를 차지한 태국 외에는 16강 합류 팀이 없다. 동남아 팀은 2011·2015년 아시안컵 본선 진출 팀이 없었으나 참가국 수가 확대된 이번 대회에선 태국, 필리핀, 베트남 3개국이 본선 무대를 밟았다.
나머지 조별리그 경기에선 토너먼트 출전권을 놓고 3·4위 팀들 사이에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대회는 본선 참가국이 24개국으로 늘면서 조 3위 4개 팀에도 토너먼트 출전권을 부여한다. 이날까지 3위 중 토너먼트 티켓을 확보한 팀은 승점 4점의 바레인이 유일하다. 나머지 티켓의 모든 주인이 가려지는 것은 18일 새벽 1시 시작하는 레바논-북한 전 이후다. C~F조의 경우 2경기까지 치른 상황에서 각조 하위 2개팀이 모두 승점이 없어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북한의 경우 골득실이 -10이어서 승리한다고 해도 조별리그 진출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번 대회는 승점, 골득실, 다득점, 페어플레이 순으로 순위를 정한다. 이 모든 것이 같을 경우엔 추첨으로 토너먼트 출전팀을 가린다. 이에 따라 각조 하위 팀들은 가능한 큰 점수 차로 승부를 가리려고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팀은 승리해 승점 3점을 확보하고 골득실, 다득점으로 토너먼트 진출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중동 모래폭풍… 동남아 쓰러지고 한·일 진땀
입력 2019-01-16 1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