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외국 기업들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로 군사 기술을 축적해 최첨단 무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일부 분야에선 미국을 추월했다는 미국 국방부의 분석이 나왔다. 중국과 무역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이 지식재산권 마찰에 이어 군사 분야로도 전선을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 국방정보국(DIA)은 15일(현지시간) ‘중국의 군사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평가했다고 AFP통신과 CNN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자국 진출 기업들에 시장 접근을 허용하면서 기술 이전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엄청난 군사적 진전을 이뤘다”며 “지식재산권 절취와 무기 직접 구매, 모방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현대적인 무기 시스템을 구축하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지난해 군에 쓴 돈은 20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되며 이는 2002년의 3배에 달한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는 구체적인 무기들도 거론했다. 중국은 CJ-20 순항미사일이 장착된 H-6 폭격기 같은 신형 무기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이는 미국의 괌 군사기지도 사정권에 두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말 신형 스텔스 전략폭격기 H-20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한 바 있다. 보고서는 중국이 전 세계를 작전권으로 하는 중장거리 스텔스 폭격기를 개발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초기 운항 능력을 보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은 또 신형 대함 순항미사일과 지대공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는 잠수함이나 미사일 초계정, 해상 공격기 등을 개발하거나 확보했다. 적의 항공모함을 공격하도록 설계된 대함 탄도미사일 시스템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 중국은 위성으로 탐지가 되지 않는 지하에 시설을 갖추고 무기 분야 연구를 하며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의 군사력 증강은 대만의 독립 시도나 외세의 군사 개입 등을 무력으로 저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 2일 연설을 통해 “우리는 평화통일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무력 사용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으며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한다는 옵션을 놔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을 침략해도 되겠다고 자신할 정도로 군사력이 진전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하면서도 “중국은 40년 동안 전쟁을 해본 적이 없어 실전 경험이 부족하다. 대규모 작전 능력을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군사굴기는 주변국들의 군사력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이 초음속 미사일 기술을 발전시키자 미국은 ‘스타워즈’ 구상을 부활시킬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중국 측은 한국과 일본에 배치된 미국산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보다 중국산 젠(J)-20이 압도적으로 우월하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 군사전문가 웨이둥쉬는 “미국은 서태평양 지역에 F-35 동맹권을 만들고 있다”며 “F-35는 중국의 국가 방어에 영향을 주겠지만 중국의 젠-20 성능이 더 우월하다”고 주장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中, 외국 기업 팔 비틀어 군사굴기… 일부 美 추월”
입력 2019-01-16 19:07 수정 2019-01-16 19:30